2025. 9. 3(수) ~ 10. 2(목) | LABEL GALLERY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장세형 작가의 개인전 '개들의 여름'이 오는 9월 3일부터 10월 2일까지 레이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존재의 자유와 불안’을 주제로, 일상의 사물로 구성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몇G_스펀지, 발터 벤야민의 고독의 이야기들 책 띠지_가변설치_2025-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몇G_스펀지, 발터 벤야민의 고독의 이야기들 책 띠지_가변설치_2025-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장세형 작가는 유리병, 스펀지, 책 띠지, 헬멧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물들을 모아 ‘에페메랄 조각(ephemeral sculpture)’을 제작한다. 작품은 전시 기간 동안만 하나의 조각으로 존재하다가, 전시가 끝나면 해체되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서 작품의 보존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사물의 본래성과 변형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몇G_술병, 한병철의 불안사회 책 띠지_가변설치_2025-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몇G_술병, 한병철의 불안사회 책 띠지_가변설치_2025-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전시 제목 '개들의 여름'은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떠돌이 개’에 비유한 데서 비롯됐다. 떠돌이 개는 자유롭게 유랑하는 듯 보이지만, 언제나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오면 이 자유가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작가는 바로 이 자유와 불안이 맞닿은 경계에서 조각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는 안주와 자유 사이의 양가적 감정을 반영하며, 그의 작업의 핵심적 해석의 단초가 된다.

캑터스 킬러 pic ver_액자 안에 C-프린트_2024-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캑터스 킬러 pic ver_액자 안에 C-프린트_2024-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그는 자신의 작품을 “공간을 점유하는 시”라고 표현한다. 시가 익숙한 언어로 쓰였지만 명확한 해석을 강요하지 않듯, 그의 작품 역시 일상 사물의 조합으로 구성되지만 관람자에게 단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모호함 속에서 관람자가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긴다.

캑터스 킬러 드로잉 1_디아섹_2024-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캑터스 킬러 드로잉 1_디아섹_2024-사진제공 레이블 갤러리

이번 전시는 언어로 규정되지 않은 느슨한 조각, 그 사이의 균열과 공백을 채우는 시간을 제공한다. 사물의 일시성과 해체, 그리고 자유와 불안의 공존을 사유하는 장세형 작가의 실험은 10월 2일까지 레이블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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