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의 오리지널 작품이 2년 전 주택 정리 세일에서 단돈 150파운드(약 200달러)에 낙찰된 뒤, 이번 가을 경매에서 200배 가까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전망이다.
문제가 된 작품은 1966년 제작된 ‘베키오 술타노(Vecchio Sultano)’로, 수채화와 펠트펜으로 그려진 15x11인치 크기의 그림이다. 커다란 보석 터번을 두른 술탄이 ‘천일야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달리 전문가 니콜라 데샤른(Nichola Descharnes)이 진품임을 인증했다. 오는 10월 23일,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열리는 셰핀스(Cheffins) 아트 앤 디자인 경매에서 2만3만 파운드(약 2만 6,6804만 달러)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작품은 원래 1963년 이탈리아의 부유한 부부, 주세페와 마라 알바레토가 달리에게 의뢰한 시리즈의 일부다. 당시 부부는 성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요청했으나, 달리는 무어(Moor) 문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자신만의 주제를 선택했다. 셰핀스의 가브리엘 다우니(Gabrielle Downie)는 "달리는 무어 문화에 매료되어 마치 자신이 무어계 혈통을 가진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은 우리가 잘 아는 달리의 초현실주의 이미지와는 다른, 그의 수채화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불과 2년 전 케임브리지의 주택 청산 경매에서 저렴한 가격에 팔렸던 이 작품은, 재발견과 전문가 감정을 통해 놀라운 가치를 인정받으며 다시 세상에 등장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경매에서 과연 어떤 기록을 세울지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