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가로수길의 갤러리 채율에서 2025년 8월 5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최주석 작가의 개인전 '흐르되, 스미는'은 ‘자개’라는 전통 소재를 통해 자연의 순수성과 생명의 울림을 시각화한 치유의 미학을 제안한다. 자개의 빛을 통해 반짝이는 물빛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화폭에 담아낸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혼란한 마음을 고요한 여백으로 인도하며 내면과의 깊은 대화를 유도한다.

자연과 전통, 자개로 직조한 생명의 풍경-최주석 작가는 전통공예 자개를 동시대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해온 작가로, 섬세한 자연의 찰나를 영롱한 자개의 결로 빚어낸다. 산과 바다, 북극곰 등 생명이 살아 숨 쉬는 풍경은 그의 손을 거쳐 환상적이고도 은은한 추상으로 재탄생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개의 변주하는 빛을 통해 살아있는 자연의 존재감을 시각적으로 구현했으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과 보존의 책임을 성찰하게 만든다.

무릉도 시리즈 193.9x259.1cm, 2025-사진제공 갤러리 채율
무릉도 시리즈 193.9x259.1cm, 2025-사진제공 갤러리 채율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북극곰은 단순한 동물 이미지가 아니라, 터전을 잃어가는 생명들에 대한 위로이자 작가가 꿈꾸는 ‘상생의 유토피아’다. 최 작가는 북극곰의 눈동자에 자신을 투사하면서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그려낸다. 그는 “동굴은 방황의 상징이며, 그 안에서 다시 바다와 섬의 풍요로운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고 말한다. 북극곰의 존재는 곧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생명과 평화, 자연과의 공존을 상징하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흐르고 스미는 물의 형상, 침잠과 정화의 공간-전시 전반에 걸쳐 흐르는 ‘물’의 이미지는 자정과 순환, 생명의 원천을 상징한다. 폭포, 바다, 물안개처럼 변화하는 물의 형상은 곧 관람객의 내면에 스며들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치유적 공간을 제공한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일상의 먼지가 가라앉듯, 물빛을 바라보며 마음이 맑아진다.” 이는 곧 작품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관람객을 자기 성찰과 정화의 길로 이끈다는 뜻이다.

자개의 결 위에 새긴 순수한 우주의 미학-자개는 빛에 따라 다른 결을 보여주며, 정적인 회화 안에서 유기적이고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만든다. 작가는 자개를 일종의 ‘동영상’이라 표현하며, 자연의 생명력을 포착하는 매개로 삼는다. 반짝이는 자개의 파편들이 수평선 위로 퍼지는 그의 바다 풍경은 광활한 우주(코스모스)를 연상케 하며, 인간 존재의 겸허함과 자연의 위엄을 일깨운다. 이처럼 최 작가의 작업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그리는 '빛의 사유화'라 할 수 있다.

북극곰 시리즈 90.9x72.7cm, 2025-사진제공 갤러리 채율
북극곰 시리즈 90.9x72.7cm, 2025-사진제공 갤러리 채율

작가 소개-최주석 Choi Ju-Seok
최주석 작가는 인하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자개를 매개로 자연과 인간, 삶의 온기를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담아내왔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5 금보성아트센터 초대전(서울), 2025 라움아트센터 초대전(서울), 2023 KMJART 갤러리 개인전(인천), 2023 반포대로5갤러리 초대전 등이 있으며, 국내외에서 총 2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해 왔다.

또한 포브 갤러리(2024), 코너갤러리(2025), Born Star Rocks Gallery(2025, 뉴욕) 등에서 2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은 인천학생교육회관, 인천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교과서에도 연탄 연작이 소개된 바 있다. 특히 '연탄' 시리즈는 삶의 온기를 나누는 연대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빛과 바다 시리즈 72.7x60.6cm, 2025-사진제공 갤러리 채율
빛과 바다 시리즈 72.7x60.6cm, 2025-사진제공 갤러리 채율

그는 KAPA 국제미술상 최우수상(2019), 대한민국에로티시즘 미술대전 우수상(2016)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본질적 교감을 예술로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흐르되, 스미는'은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 그 안에 내재된 생명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초대장을 건넨다. 여름의 끝자락, 자개의 빛결 속에서 물처럼 흐르고 스며드는 순간을 마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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