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관능적인 이미지의 향연… 토니 켈리, 엘렌 본 운베르트 등 현대 사진 거장 참여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한 편의 시처럼 흐르는 여름의 순간, 그것을 예술로 붙잡아둔 전시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프라이스 파인 아츠(Price Fine Arts, Bauernmarkt 14, Vienna)에서는 2025년 5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여름을 주제로 한 그룹 사진전 '향수 어린 여름(Summer Reverie)'이 열리고 있다.

토니 켈리-아일랜드, 1975년생 줄리아나 공주 , 2012 아카이브 안료 인화-110 x 165cm (43.3 x 65인치)-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토니 켈리-아일랜드, 1975년생 줄리아나 공주 , 2012 아카이브 안료 인화-110 x 165cm (43.3 x 65인치)-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이번 전시는 빈티지와 동시대 사진의 거장들이 포착한 여름의 정취와 자유, 여성성과 에로티시즘, 그리고 기억이라는 정서적 풍경을 조명한다. 참여 작가로는 토니 켈리(Tony Kelly), 데이비드 야로우(David Yarrow), 엘렌 본 운베르트(Ellen von Unwerth), 제라르 우페라(Gérard Uféras), 미셸 콩트(Michel Comte)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억 속 여름으로의 귀환-'향수 어린 여름'은 마치 오래된 필름 한 조각처럼, 혹은 어제의 꿈처럼 우리를 감각의 기억으로 이끈다. 삶이 더 자유로웠던 시절, 여름이 방해받지 않았던 그때의 순간들. 사진은 그 시간을 영원히 병에 담아 보관하듯, 찰나를 응시하게 만든다.

특히, 여성의 형태는 이 전시에서 단순한 대상이 아닌 힘과 우아함, 친밀함의 상징으로 제시된다. 여성의 존재는 사진 속에서 자연, 판타지, 그리고 자유의 형태로 확장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의 해방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엘렌 폰 운베르트-독일, 1954년생-Tete a Tete, 목걸이, Heimat , 2010-2017-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엘렌 폰 운베르트-독일, 1954년생-Tete a Tete, 목걸이, Heimat , 2010-2017-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엘렌 본 운베르트의 특별 섹션: 색과 환상의 만화경-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엘렌 본 운베르트를 위한 전용 공간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Heimat 시리즈는 향수 어린 시골 판타지와 여성성에 대한 찬미를 다채로운 색과 캐릭터로 표현한다. 유쾌하고 도발적이며, 연극적 상상력이 가득한 그녀의 사진들은 여성의 자유로운 존재 방식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녀의 작품은 이 전시가 표방하는 ‘관능과 유희의 해방’이라는 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대변한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영화 속 한 컷처럼, 보는 이를 환상의 정원으로 초대한다.

끝나지 않는 여름의 공간, ‘The Vacation Room’-전시의 마지막 섹션인 ‘The Vacation Room’은 관람객에게 끝없는 여름날의 환상을 선사한다. 토니 켈리와 **데이비드 드레빈(David Drebin)**의 비주얼은 영화적 상상력과 대담한 색채로 가득 찬 한여름의 수영장, 칵테일, 그리고 유영하는 자유의 상징을 구현해낸다.

앨버트 왓슨-스코틀랜드 출신, 1942년생-모니카 그립먼, 세인트 존,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앨버트 왓슨-스코틀랜드 출신, 1942년생-모니카 그립먼, 세인트 존,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이 공간은 현실을 잠시 벗어나, 영원히 지속되는 여름 한가운데로 빠져드는 감각적 현실도피의 무대로 기능한다. 자유, 해방, 그리고 욕망의 이미지들이 거침없이 펼쳐지며 관객의 심상에 불을 지핀다.

예술이 되는 여름의 열기-'향수 어린 여름'은 단지 사진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여름의 감정’을 재현해낸다. 흑백의 차분한 장면이든, 채도가 강한 화려한 이미지든, 이 전시는 관객에게 “잠시 멈춰 서서 꿈을 꾸라”고 말한다.

비엔나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 감각적이고 대담한 여름 전시는 사진 예술이 어떻게 삶의 정서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기획으로 평가된다. 더운 계절, 예술로 마주하는 이색적인 ‘여름의 기억’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이다.

데이비드 야로우-영국, 1966년생-다시 길 위에서 , 2020-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데이비드 야로우-영국, 1966년생-다시 길 위에서 , 2020-사진제공 프라이스 파인 아츠

 

전시 개요

전시명: 향수 어린 여름(Summer Reverie)
기간: 2025년 5월 20일 – 8월 30일
장소: 프라이스 파인 아츠 (Price Fine Arts), 바우에른마르크트 14, 비엔나, 오스트리아
참여 작가: 토니 켈리, 데이비드 야로우, 엘렌 본 운베르트, 제라르 우페라, 미셸 콩트
입장: 일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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