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관능적인 이미지의 향연… 토니 켈리, 엘렌 본 운베르트 등 현대 사진 거장 참여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한 편의 시처럼 흐르는 여름의 순간, 그것을 예술로 붙잡아둔 전시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프라이스 파인 아츠(Price Fine Arts, Bauernmarkt 14, Vienna)에서는 2025년 5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여름을 주제로 한 그룹 사진전 '향수 어린 여름(Summer Reverie)'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빈티지와 동시대 사진의 거장들이 포착한 여름의 정취와 자유, 여성성과 에로티시즘, 그리고 기억이라는 정서적 풍경을 조명한다. 참여 작가로는 토니 켈리(Tony Kelly), 데이비드 야로우(David Yarrow), 엘렌 본 운베르트(Ellen von Unwerth), 제라르 우페라(Gérard Uféras), 미셸 콩트(Michel Comte)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억 속 여름으로의 귀환-'향수 어린 여름'은 마치 오래된 필름 한 조각처럼, 혹은 어제의 꿈처럼 우리를 감각의 기억으로 이끈다. 삶이 더 자유로웠던 시절, 여름이 방해받지 않았던 그때의 순간들. 사진은 그 시간을 영원히 병에 담아 보관하듯, 찰나를 응시하게 만든다.
특히, 여성의 형태는 이 전시에서 단순한 대상이 아닌 힘과 우아함, 친밀함의 상징으로 제시된다. 여성의 존재는 사진 속에서 자연, 판타지, 그리고 자유의 형태로 확장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의 해방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엘렌 본 운베르트의 특별 섹션: 색과 환상의 만화경-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엘렌 본 운베르트를 위한 전용 공간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Heimat 시리즈는 향수 어린 시골 판타지와 여성성에 대한 찬미를 다채로운 색과 캐릭터로 표현한다. 유쾌하고 도발적이며, 연극적 상상력이 가득한 그녀의 사진들은 여성의 자유로운 존재 방식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녀의 작품은 이 전시가 표방하는 ‘관능과 유희의 해방’이라는 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대변한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영화 속 한 컷처럼, 보는 이를 환상의 정원으로 초대한다.
끝나지 않는 여름의 공간, ‘The Vacation Room’-전시의 마지막 섹션인 ‘The Vacation Room’은 관람객에게 끝없는 여름날의 환상을 선사한다. 토니 켈리와 **데이비드 드레빈(David Drebin)**의 비주얼은 영화적 상상력과 대담한 색채로 가득 찬 한여름의 수영장, 칵테일, 그리고 유영하는 자유의 상징을 구현해낸다.
이 공간은 현실을 잠시 벗어나, 영원히 지속되는 여름 한가운데로 빠져드는 감각적 현실도피의 무대로 기능한다. 자유, 해방, 그리고 욕망의 이미지들이 거침없이 펼쳐지며 관객의 심상에 불을 지핀다.
예술이 되는 여름의 열기-'향수 어린 여름'은 단지 사진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여름의 감정’을 재현해낸다. 흑백의 차분한 장면이든, 채도가 강한 화려한 이미지든, 이 전시는 관객에게 “잠시 멈춰 서서 꿈을 꾸라”고 말한다.
비엔나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 감각적이고 대담한 여름 전시는 사진 예술이 어떻게 삶의 정서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기획으로 평가된다. 더운 계절, 예술로 마주하는 이색적인 ‘여름의 기억’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이다.
전시 개요
전시명: 향수 어린 여름(Summer Reverie)
기간: 2025년 5월 20일 – 8월 30일
장소: 프라이스 파인 아츠 (Price Fine Arts), 바우에른마르크트 14, 비엔나, 오스트리아
참여 작가: 토니 켈리, 데이비드 야로우, 엘렌 본 운베르트, 제라르 우페라, 미셸 콩트
입장: 일반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