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 BAE 기획전 '물질의 언어를 넘어, 감각의 지평으로'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LEE & BAE 갤러리는 오는 6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조각적 매체를 중심으로 사유의 확장을 탐구하는 기획전 'Interpretation of Medium(매체에 대한 해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배상순, 장인희, 박효진, 유명균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레진, 패브릭, 벨벳, 미러 PET 필름 등 다채로운 재료를 활용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매체’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LEE & BAE 기획전 'Interpretation of Medium', 부산에서 개최-영상 LEE & BAE
LEE & BAE 기획전 'Interpretation of Medium', 부산에서 개최-영상 LEE & BAE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매체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의 전복이다. 참여 작가들에게 있어 매체는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닌, 개념과 감정, 존재의 물음을 담는 유기적 매개체다. 작가들은 각자의 조형 언어로 물질의 가능성을 해석하며, 감각과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조형적 실천을 펼쳐 보인다.

박효진은 벨벳과 반사 필름, 레진을 통해 시간의 흔적과 감정의 파편을 공간 위에 중첩시키며, 장인희는 섬세한 텍스타일 조형을 통해 물질의 감촉이 불러오는 기억의 층위를 탐색한다. 유기적인 곡선과 명상적 구조로 잘 알려진 유명균은 레진과 거울의 반사 효과를 통해 존재의 경계를 질문하며, 배상순은 구조적 설치를 통해 비가시적 감정과 긴장감을 시각화한다.

전시 제목 'Interpretation of Medium'은 그 자체가 선언문이다. 매체는 더 이상 수단이 아닌 주체가 되며, 이로 인해 예술은 단순한 형상 너머의 감각 세계로 확장된다. 관람자는 작품과의 마주침 속에서 조형을 ‘보는’ 것이 아닌 ‘감응하는’ 행위로 경험하게 되며, 이는 니콜라 부리오의 관계성 미학이나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지각 철학과도 공명한다.

LEE & BAE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형태 너머의 세계로의 감각 확장"이라는 테마를 제안하며, 현대 조형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심스럽게 묻는다. 물질의 물성에 천착한 네 작가의 작품은 각각 고유한 결과 결핍, 반사와 침묵을 담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관람자는 자신만의 감각적 문법으로 매체를 새롭게 ‘읽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현대 조각과 설치예술의 진화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늘날 ‘형상’의 범주를 확장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사유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전시 개요

전시명: 'nterpretation of Medium'
참여 작가: 배상순, 장인희, 박효진, 유명균
기간: 2025년 6월 24일 – 8월 9일
장소: LEE & BAE (부산 해운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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