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7월 17일, 서울 동대문구 한천로에 위치한 세미갤러리에서는 여름의 예술을 여는 전시, 제11회 끌림전이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예술의 끌림’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과 실험이 공존하는 예술 무대-2025년 7월 17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끌림전’은 세계미술작가교류협회(회장 여운미)가 주최하고, 세미갤러리가 기획 및 진행을 맡은 전시로,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며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2011년 중국 하얼빈 정부 초청전으로 첫 발을 내딛은 끌림전은, 이후 매해 7월마다 회를 거듭하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다층적 전시로 자리 잡았다.
이번 개막식은 사회자 강혜진의 진행 아래, 여운미 회장의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공공미술협회 하정민 회장과 한국심미회 백만우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으며, 시인 이시우의 시낭송, 이득효 작가의 작품 소개, 작가 퍼포먼스, 하모니카 연주, 그리고 연극 퍼포먼스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극단 ‘흥’, 시대를 앞서간 여성 ‘나혜석’을 무대에 세우다-이번 끌림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은 신생 극단 ‘흥’이 선보인 낭독극 '아, 나혜석!'이다. 미술인과 연극인이 함께 창단한 극단 흥은, 동시대 예술의 복합성과 다원성을 담아낸 융합적 시도로 첫 발을 내딛었다.
해당 작품은 조선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치열한 여성 인권운동가였던 나혜석의 삶을 조명하는 낭독극으로, 예술과 사회에 대한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금 현재로 소환했다. 배우 남희주, 김자숙이 더블 캐스팅으로 나혜석 역을 맡았으며, 김재학(김우영 役), 김대진(최린 役), 신정수(백남순 役) 등 각기 다른 경력을 지닌 배우들이 힘을 모았다.
연출과 해설은 세계미술작가교류협회 여운미 회장이 직접 맡았으며, 연극의 형식을 빌리되, 시각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새로운 공연 양식을 실험했다. 나혜석의 ‘이혼고백서’와 법정 투쟁, 그리고 당시 사회제도에 대한 저항적 시편들이 공연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났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연극이 아닌, 미술과 공연예술의 공동 창작 프로젝트로 기획되었다. 예술마을 ‘그리다’(박찬빈 감독), 문화예술극단 소단샘(김명호 단장), 동대문연극협회(온성균 회장), 한국아트네트워크(임만택 회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단체가 협력하여 제작한 이 낭독극은, 공동 창작의 실험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최 측은 “'아, 나혜석!'은 단순한 연극이 아닌 예술인들의 복합적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을 성찰하는 작업이었다”며 “예술 간 융합을 통해 관객에게 보다 입체적인 감동을 선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예술의 힘은 끌림에서 시작된다-‘끌림’은 예술의 본질이자, 그 힘의 근원이다. 이번 제11회 끌림전은 그 이름처럼,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인들이 서로를 향해 이끌리고, 하나의 무대로 만나 예술이 사회를 향해 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오는 7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시각예술, 공연예술, 낭독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계속될 예정이다. 예술가의 실험정신과 예술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함께 공존하는 ‘끌림전’은 단순한 감상의 시간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예술의 장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