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송정훈 기자] 이상균, 전영주 작가의 2인전 'Tremor & Gaze'이 17일부터 8월 7일까지 논현동 히든엠갤러리 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조형 언어를 통해 물성과 감각을 탐색하는 두 작가의 회화 세계를 선보이며, 회화의 본질과 가능성을 재조명한다.
'Tremor & Gaze'는 두 작가의 조형 개념과 회화를 통해 서로 다른 감각과 시선을 제시한다.
전시는 이상균 작가의 '떨림(Tremor)'과 전영주 작가의 '응시(Gaze)'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회화가 감각적 깊이와 물리적 표면을 어떻게 탐색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상균 작가는 거대한 건축 구조물의 규모, 다듬어지지 않은 외형,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물리적 감각에 주목한다.
그는 건축 현장에서 직선을 긋는 도구인 먹줄을 활용하여 충돌과 떨림의 흔적을 화면에 남긴다.
먹물을 머금은 줄을 바탕에 튕겨내며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선은 대상이 가진 힘과 균형, 긴장감을 시각화하는 조형 요소로 작동한다.
최근 이상균 작가는 색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티타늄 화이트색을 주로 사용하며 색은 줄어들었지만, 작가가 만들어낸 두터운 표현은 오히려 화면 위에서 돋보인다.
하얗고 중성적인 바탕 위에 먹선을 기준으로 접착된 흰색 물감의 두께와 각도를 조절하며 질감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직선적이고 두툼한 물질의 표현은 대형 구조물이 구축될 때 필요한 인공의 힘을 의식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대상과 표현 기법을 동일시하는 태도를 통해 물질의 형상이 붓질을 통한 재현과는 거리가 멀지만, 물질을 다루는 방식과 태도는 대상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한다.
전영주 작가는 익숙한 일상의 사물과 장면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작가만의 회화적 언어로 재구성하고 있다.
여러 시점에서 촬영된 사진과 사소한 이미지 파편들을 수집하고 해체, 조합하여 새로운 시각적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감각은 바로 '요철'인데 이미지나 재료, 구성안에서 작가가 마주한 미묘한 마찰의 지점이며, 평면과 입체, 구조와 내용, 매체와 회화의 경계를 만드는 요소가 된다.
작가는 평범한 장면이 가지는 긴장감, 외부에서 발견하는 물감의 텍스처, 천의 결, 캔버스 틀의 두께 등 물리적 요소에서 물리적 요철을 찾는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일상적 장면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평면 작업과 평면 작업에서 거슬리는 물성을 입체 매체의 방식인 캐스팅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전개한다.
작가는 세계를 재구축하기 위해 여러 각도로 찍힌 2차원의 사진과 사건들을 대량으로 수집하여 펼쳐보고 영감을 얻고 있다.
주목받지 못해 낯섦과 기이함을 품은 이미지들과 잃어버린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조각난 마주침과 붓질이 모여 도상이 되는 과정은 추상에서 구상을 끌어오는 일과 같다.
작품의 최소 단위를 이루는 붓질은 파편화된 조각으로서, 구상적 도상을 향해 기워 맞추는 '패치워크'가 되어간다.
캔버스 천의 결, 틀의 두께, 물감의 텍스처와 같은 물리적 요소들 또한 시각적 구성의 일부로 작용하며, 회화가 단순한 이미지의 총합이 아닌 물질성과 구조의 결합체임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이상균 작가가 힘과 중력의 흔들림을 통해 회화적 표면을 구축하고, 전영주 작가가 이미지의 조각과 마찰을 통해 회화의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을 통해 두 작가의 시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회화가 발화하는 감각적 밀도를 탐색한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기 다른 조형적 언어로 ‘그린다’는 행위의 본질을 되묻고, 회화가 감각과 세계를 다시 매만지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관람 정보:
전시명: Tremor & Gaze
참여 작가: 이상균, 전영주
전시 기간: 2025년 7월 17일 ~ 2025년 8월 7일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후 1시 ~ 오후 6시
휴관: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장소: 히든엠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86길 16 제포빌딩 L 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