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미 작가 '삶이 반복될지라도, 나는 같은 꽃을 피우리라'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7월 16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 제4회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조명하는 예술적 장이었다. 그중에서도 작가 왕영미의 초대작가 참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니체의 철학과 해바라기의 생애를 접목한 회화 세계로 주목받고 있는 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단순한 반복이 아닌 ‘의미 있는 순환’이라는 예술적 명제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철학과 회화의 만남, ‘영원회귀’를 그리다-왕영미 작가는 최근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영원회귀'를 통해 총 38점의 대형 유화 신작을 선보이며, 생명과 철학을 결합한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확립했다. 전시의 주제였던 ‘영원회귀’는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에서 착안된 개념으로, 작가는 이를 해바라기라는 소재를 통해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왕영미_Sunflowers 2025 Oil on Canvas 53.0 X 72.7cm -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왕영미_Sunflowers 2025 Oil on Canvas 53.0 X 72.7cm -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왕영미 작가-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왕영미 작가-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해바라기의 생애는 반복되지만, 각 순간마다 완전히 새로운 생명력을 품고 있습니다. 저는 그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대표작 <Fully Grown> 시리즈는 꽃의 결실, 토양의 기억, 그리고 시간의 흔적을 갈색 톤과 미묘한 빛의 이슬로 구현하며,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결코 같은 순간이 없다는 생명의 진리를 그려낸다.

중앙대학교 김영호 명예교수는 왕 작가의 작업에 대해 “꽃이 철학이 되는 순간”이라 표현하며, 반복 속에서 피어나는 예술적 감각과 운명적 허무의 감정을 동시에 담고 있는 작품이라 평가했다.

미술로 철학을 말하다-왕영미 작가의 예술 세계는 감각적 회화를 넘어서 철학적 사유와 미학적 탐구를 병행한다. 니체의 ‘초인’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 존재가 무한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스스로의 운명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운명애(Amor Fati)’의 메시지를 그녀는 꽃의 순환 속에 투영했다.

작가는 말한다. “그림은 단지 형상을 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낸 시간과 생각을 담는 그릇입니다.”
이처럼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사유를 함께 그리는 예술적 고백이며, 그 정직한 태도는 관람객의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는 한국 여성 작가-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왕영미 작가는 개인전 및 초대전 11회를 포함해 60회 이상의 부스전, 그룹전, 아트페어에 참여해왔다. 2024년 대한민국미술제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였으며, 일본 도쿄도 미술관에서 열린 아시아 현대미술전 공모전에서는 은상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그 예술성과 철학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그녀는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서초미술협회, 아트코리아문화예술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오는 2025년 호주 브리즈번 전시를 앞두고 국제적인 행보 또한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 초대작가로서의 참여는 단지 한 명의 작가로서가 아니라, 사유와 감성이 어우러진 조형언어로 예술의 본질을 다시 묻는 의미 있는 행보였다.
왕영미 작가는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다시 그 순간을 살아내는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그녀의 해바라기는 오늘도 피고, 또 다른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영원회귀’란 바로 그런 것이다. 같은 삶을 살아내되, 그 안에서 전혀 새로운 의미를 피워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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