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홍 조각가 '처음 소통하는 인생의 조각, 그 투박한 울림'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7월 16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 제4회 아트코리아국제미술대전에서는 생의 체험을 조형 언어로 승화시키는 박찬홍 조각가가 초대작가로 참여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난 2023년 12월, 공주 이미정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삶 – 처음 소통의 조각들'을 연 이후, 보다 깊어진 시선과 물성을 담은 그의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찬홍 작가는 아트코리아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공공조형물 설치, 국내외 단체전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조각의 사회적 확장성과 예술적 진정성을 동시에 추구해왔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그가 살아낸 시간을 형상화한 조각들이 삶의 무게와 위로를 동시에 전달하며 관람객과의 ‘첫 소통’을 이뤄냈다.

“조각은 내 삶의 또 다른 고백입니다”-박찬홍 작가의 조각은 화려한 기법이나 완벽한 마감보다, 삶의 진심과 체온을 담는 데 주력한다. 그는 작업노트를 통해 이렇게 고백한다.

박찬홍_춤_2024_철_70X65cm-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박찬홍_춤_2024_철_70X65cm-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박찬홍 조각가-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박찬홍 조각가-사진제공 아트코리아방송

 

“내 삶 속에 먹고산다는 건 처절하고 급급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 안에서 조각을 한다는 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차가운 찰흙을 만지며 하루하루를 채우다 보면, 그 속에서 평안과 위로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의도와 다르게 주변에서는 슬픔과 아픔으로 읽힌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진짜 조각’의 힘일 것이다. “사람들이 조각 속에서 슬픔을 느낀다고 말할 때, 나는 오히려 그 안에 희망을 불어넣고 싶었다”며 박 작가는 말한다.

투박하지만 진실한 조형 언어-박찬홍 작가의 작품은 장식적인 요소 없이 투박하고 간결하다. 그러나 바로 그 점에서 진실이 전해진다. 기교를 앞세우기보다, 삶에서 겪은 감정과 체험을 솔직하게 담아낸 조형은 오히려 더 강한 울림을 전달한다.

이번 초대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인간 내면의 고독, 희망, 그리고 생의 순환을 형상화한 조각들로 구성되었으며, 일부는 재료 그대로의 물성을 드러낸 채 간결하게 표현되어 박 작가 특유의 ‘서사적 조각 언어’를 보여주었다.

그는 “보이는 그대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형상을 통해 보는 이의 마음에 다가가고 싶다”고 전하며, 조각을 통한 ‘감정의 공명’을 이야기했다.

박찬홍 작가는 1995년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후 공공조형물과 지역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며 조각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해왔다. 충남 공주, 청양, 아산, 계룡 등지에서 공공 미술 조형물을 설치하였으며, 석장리 박물관, 외암마을, 유관순 열사 동상 등 역사적 장소에서도 그의 손길이 닿았다.

또한, 서울·도쿄·파리 등 국내외 다양한 초대전 및 아트페어에도 참여하며 활동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2024년에는 ‘한류문화원 특별초대전’에서 초대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조형작가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

현재 그는 대한민국미술협회, 한국옥외광고협회 정회원이자 광고조형 전문 기업체의 대표로서 예술과 산업, 공공성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조각은 고백이고, 위로입니다”-박찬홍 작가의 조각은 단지 조형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생의 한 구절이자,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이번 초대전을 통해 그는 삶의 불완전함과 그 속의 희망을 조각의 언어로 풀어내며, 다시 한 번 ‘진짜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관객에게 되묻는다.

“이제야 처음 소통을 시작합니다. 나의 조각들이 보는 이의 마음에 다다르기를 바랍니다.” 삶과 예술 사이를 오가며 다져온 박찬홍 작가의 조각은, 기술이 아닌 진심으로 이루어졌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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