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영상의 경계에서 시간과 기억을 포착하는 미디어 아트의 서정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정지된 이미지 속에 흐르는 시간의 감각을 포착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 임창민이 오는 7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남산의 ‘더 트리니티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인전 'Eternal Seasons: INTO A TIME FRA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적 형식인 ‘창(Window)’ 모티프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한 화면에 병치하며 자연의 영속성과 인간의 감각을 교차시키는 작업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흐르되 멈춘 듯한, 정지 속의 시간성-임창민 작가의 작업은 정지된 사진과 영상이 혼합된 포맷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매우 미세하게 포착해낸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바다의 잔물결, 햇살이 드리우는 고요한 순간들. 이러한 ‘움직임의 정적’은 관람자로 하여금 시각뿐 아니라 감정과 기억의 깊은 층위까지 응시하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창”이라는 매개를 통해 세계의 다양한 장소와 시간을 프레임 안에 집약시키고, 그 속에서 관람자는 각자의 ‘시간’을 되새기며 자신만의 해석을 이끌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시공간을 넘는 풍경의 병치-전시작 중 하나인 'Into a Time Frame: Spring Ocean View'는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의 현대적 건축미와 남해 다랭이 마을의 봄날 벚꽃 풍경을 하나의 프레임에 엮어낸 작품이다. 이질적인 두 장소는 작가의 조형적 통찰 아래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관람자로 하여금 두 세계가 공존하는 새로운 감각의 차원을 경험하게 만든다.
또한 'Into a Time Frame: Small Window in Spain'에서는 유럽의 오래된 건축 공간과 정제된 창틀, 그리고 그 너머로 펼쳐지는 한국 동해의 소나무 풍경이 등장한다. 이처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시간의 층을 뒤섞는 병치 방식은 관람자에게 정지된 화면 너머 ‘지금 이 순간’을 새롭게 사유하게 만드는 통로가 된다.
이번 전시는 시각적 체험을 넘어 청각적 몰입을 제공하기 위해 음악 평론가 김태훈이 큐레이터로 참여한 특별한 사운드 큐레이션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울려 퍼지는 선곡은 임창민 작가의 작품이 가진 사유와 정서를 더욱 풍부하게 확장시키며, 관람객 각자의 기억과 내면의 시간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매개가 된다.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호텔 속 미술관-이번 전시가 열리는 ‘더 트리니티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 ‘더 트리니티’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협업으로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호텔의 LL층에 자리해 누구나 자유롭게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도 전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더 트리니티 갤러리 박소정 대표는 “임창민 작가의 이번 전시는 시간성과 공간성,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아우르는 깊은 사유를 담고 있다”며 “창 너머 펼쳐지는 풍경을 통해 관객 각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고, 그 속에서 고요하고도 숭고한 자연의 영원성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디어 아트 전시를 넘어, 관람자 스스로가 멈춤과 흐름, 기억과 현재를 재구성해보는 내면적 시간 여행이자, 예술과 일상이 만나 이뤄낸 감성적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