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트 코드 개인전 'JHB 갤러리, 뉴욕에서 8월 3일까지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도시의 물질성과 시각 언어의 잔재를 탐구하는 예술가 아네트 코드(Annette Cords)의 개인전이 미국 뉴욕 JHB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5년 6월 14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되며, 종이 작업, 회화, 설치, 조각, 그리고 오랜 기간 연구해온 자카드 태피스트리 작업을 망라하는 작가의 폭넓은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아네트 코드-그림, 손으로 짠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루렉스. 53.5 x 40인치(135.9 x 101.6cm)
아네트 코드-그림, 손으로 짠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루렉스. 53.5 x 40인치(135.9 x 101.6cm)

코드는 지난 15년간 자카드 직조 기술을 바탕으로 현대 디지털 이미지와 전통 직물 제작 방식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왔다. 디지털 도구를 통해 채집된 도시의 그래피티, 간판, 광고 타이포그래피 등 시각 정보는 그녀의 작업 안에서 해체되고 재조합되어, 복합적인 시각-텍스트 구조로 재탄생한다.

“저는 도시의 물질 문화와 건축 환경 속에서 공존하고 충돌하는 다층적 메시지에 끌립니다. 눈에 보이는 손의 흔적, 텍스트와 이미지의 유희, 시각 언어의 변주를 탐구합니다.”

아네트 코드-그림,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모헤어, 비스코스, 금속 및 합성 실. 70 x 68.5인치(177.8 x 174cm)
아네트 코드-그림,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모헤어, 비스코스, 금속 및 합성 실. 70 x 68.5인치(177.8 x 174cm)

이는 작가가 자신의 예술 세계를 정의하는 말이다. 그녀의 작업은 발견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폰트를 디자인하며, 이 모든 과정이 디지털 콜라주, 드로잉, 구아슈 회화를 거쳐 베틀 위의 직조 디자인으로 이어진다. 색상은 줄어들기도 하고 재칠해지기도 하며, 양모, 모헤어, 금속사 등 다양한 재질과 질감을 통해 다시 구성된다.

특히 자카드 직조 방식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주목할 만하다. 자동 펀치카드를 통해 디지털 시대를 예고했던 자카드 방식은 코드스의 손에서 오늘날의 시각 정보 환경과 직결되는 시공간의 연결고리로 재해석된다.

아네트 코드-그림, 손으로 짠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루렉스. 55 x 41인치(139.7 x 104.1cm)
아네트 코드-그림, 손으로 짠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루렉스. 55 x 41인치(139.7 x 104.1cm)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사이드웨이(Sideways)'는 2014년 뉴욕 공공도서관의 의뢰로 완성된 작업으로, 도시 구조의 리듬과 그래픽 언어를 섬세하게 직조해낸 공공미술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아네트 코드는 뉴욕과 독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에서 개인전 및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Project: ARTspace(뉴욕), Kunsthalle Dessau(독일), Kang Contemporary(베를린), PS122 갤러리, 뉴욕 공공도서관 등을 비롯해 MASS MoCA, 드로잉 센터, 퀸즈 뮤지엄 등에서 그녀의 작품 세계가 소개된 바 있다. 더불어 뉴욕예술재단 펠로우십, 로버트 라우션버그 펠로우십 등 다수의 예술지원 프로그램 수혜자로서 그 활동의 폭을 확장해왔다.

아네트 코드-그림, 손으로 짠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루렉스. 55.5 x 41인치(141 x 104.1cm)
아네트 코드-그림, 손으로 짠 자카드 태피스트리, 울, 코튼, 루렉스. 55.5 x 41인치(141 x 104.1cm)

이번 전시와 더불어, JHB 갤러리는 롱아일랜드 사우스햄튼의 파트너 공간 ‘제츠엄 스튜디오’에서 코드스의 태피스트리 작품 일부를 별도로 소개하고 있어 두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작가의 세계를 조망할 수 있다.

기술과 수공예, 과거와 현재,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직조하는 아네트 코드의 예술은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연결성을 제시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손의 기억과 물질적 언어가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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