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에서 2025년 6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양화가 구영란의 초대전 'The harmony story'가 열리고 있다.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조화,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응시하며 직조한 구영란 작가의 작업 세계는 이번 전시에서도 '하모니'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예술적 울림을 전달한다.
치유의 언어로 읽는 '자연의 하모니' 전시 제목 'The harmony story'는 그리스·라틴어의 어원에서 비롯된 '하모니'를 중심 개념으로 삼는다. 흔히 음악에서의 조화로 쓰이는 하모니 개념을 넘어서, 구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순환과 공존, 생명과 감정의 흐름 속에서 '치유의 하모니'를 이야기한다.
"자연은 저에게 색과 노랫소리, 에너지 그 자체입니다. 이를 화폭에 담아 다른 이들에게도 치유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구 작가는 자신의 삶의 곁에 자리한 자연, 블루베리 한 알과 새소리, 바람의 결까지 작품에 담아 관람객과 교감하고자 한다. 단순한 관찰이 아닌 교감의 대상으로 자연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화면 안에서 부드럽지만 분명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코카서스 산맥에서 길어 올린 또 하나의 ‘하모니’는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최근 조지아(구. 그루지야)에서 경험한 자연과 신앙의 감동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코카서스 산맥을 낀 광활한 자연과 그곳 사람들의 삶, 그리고 신앙적 감성이 결합된 조지아의 풍경은 작가에게 강한 영감을 주었고, 이는 전시장 입구에 배치된 소품을 통해 처음 관객을 맞이한다.
"조지아의 자연은 신성했고, 그들 삶에 배인 신앙은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느낀 그 에너지, 하모니를 꼭 한국에 돌아와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자연을 통해 받은 신비로움과 깨달음을 마치 기도문처럼 한 붓 한 붓에 담았다.
전시작 가운데에서도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은 100호 이상의 대형 평면작품 ‘백호’다. 작가는 평소 이동의 불편함으로 대형 작업을 자제해왔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강한 에너지와 조화를 시각적으로 확장하고자 큰 사이즈의 작업에 도전했다.
"백호를 그리는 동안 힘들었지만 신이 났어요. 자연의 바람과 힘찬 에너지를 그대로 화면에 담아내고자 했죠. 그만큼 많은 애정을 쏟은 작업입니다."
이 작품은 색과 선, 질감의 흐름 속에 강인한 생명력과 동시에 포용의 기운을 담고 있으며, 작가의 내면과 자연의 교감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구 작가는 자연을 인간이 지배하거나 꾸미는 대상이 아닌, 존중하고 마주해야 할 ‘존재’로 여긴다. 작업 중 갈등을 겪을 때면 캔버스를 뒤집고, 다시 대면할 때 그 안에서 새로운 감정과 영감을 발견한다. 이러한 반복되는 감정의 순환 또한 작가에게는 하나의 ‘하모니’이자 자연과의 대화다.
"색은 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색의 밝고 어두움, 화려함과 묵직함이 조화를 이루며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기를 바랍니다."
그의 색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감정의 진동이며, 선과 붓질은 생명의 맥을 짚는 손길이다.
전시는 ‘소통의 공간’… 관람객과 감정적 공명 기대
작가는 전시를 단순한 발표의 장이 아니라 소통의 공간이라 강조한다. 그림 앞에 선 관객 한 사람 한 사람과 마주하며 작품을 해석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전시의 본질이라 믿는다.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자연의 하모니를 느끼셨으면 합니다. 전시장 안에서 잠시라도 평화와 치유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구영란 작가는 프랑스, 베를린, LA, 두바이 등지에서의 전시도 예정하고 있으며, 자연과 예술의 연결을 통해 ‘세계 속의 하모니’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자연과 예술, 작가의 삶과 철학이 하나 되어 직조된 ‘조화의 이야기’를 전하는 기록이며, 구영란 작가의 진심 어린 예술 여정을 따라가는 발자취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