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의 원화 300점 제주 상륙… 그래픽 아트의 정수를 만나다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세기 예술을 대표하는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방대한 원화 세계가 제주에 상륙했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종후)과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대표 김대성)가 공동 주최한 '마르크 샤갈: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환상과 색채를 노래하다'가 6월 24일 개막하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샤갈 원화전의 막을 올렸다.

Marc Chagall Portrait, 1955 @ Philippe HalsmanMagnum Photos-사진 제주도립미술관
Marc Chagall Portrait, 1955 @ Philippe HalsmanMagnum Photos-사진 제주도립미술관

이번 전시는 총 3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샤갈의 그래픽 아트에 집중 조명한 회고전으로, 유화, 템페라, 과슈, 드로잉, 오리지널 판화, 아트북 등 다양한 장르의 원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단독 원화전이자, 국내에서도 이례적인 규모로 기획된 만큼, 샤갈 예술의 정수를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샤갈 예술의 결정체, '다프니스와 클로에' 국내 첫 전시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샤갈이 10년에 걸쳐 제작한 아트북 『다프니스와 클로에』 전작이다. 1,000장의 색판을 사용해 완성한 42점의 컬러 석판화는 샤갈이 색채와 서사를 결합해 판화예술의 시적 경지로 끌어올린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이 시리즈는 그의 그래픽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확연히 보여준다.

마르크 샤갈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환상과 색채를 노래하다_포스터 (1)-사진 제주도립미술관
마르크 샤갈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환상과 색채를 노래하다_포스터 (1)-사진 제주도립미술관

여섯 개의 주제, 샤갈의 내면을 읽다
전시는 단순한 시간적 배열을 지양하고, 샤갈의 주요 예술세계를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랑을 노래하다
환상의 세계에서
신에게 다가가다
파리, 파리, 파리
빛과 색채
영원한 이방인

각 주제는 샤갈의 삶과 작품에 내재한 감성과 사유, 그리고 고향과 유랑, 신화와 일상, 빛과 그림자 사이를 넘나드는 환상의 내면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샤갈의 예술 세계는 단순한 전시에 머물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 영화감독 장유록이 연출한 미디어아트는 프랑스, 독일, 영국의 샤갈 스테인드글라스를 영상으로 담아내며, 고전과 현대의 예술이 만나 이루는 색채의 시학을 선보인다.

마르크 샤갈 전시장 전경 사진-사진 제주도립미술관
마르크 샤갈 전시장 전경 사진-사진 제주도립미술관

더불어 제주 출신 강태석 작가의 작품전이 별도 전시실에서 함께 진행되며, 지역성과 세계성, 현대성과 고전이 교차하는 시선을 제공한다. 이는 ‘제주의 샤갈’을 통해 지역작가의 예술 세계와 샤갈의 감성을 통시적으로 연결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에필로그 섹션에서는 세계적인 사진 그룹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가 촬영한 샤갈의 초상사진 6점이 전시되어, 작가의 내면과 인간적 면모까지 조망할 수 있다. 이는 매그넘 포토스 글로벌 디렉터 안 드레아 호저(Andrea Holzherr)의 직접 큐레이션으로 이뤄졌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샤갈의 회화적 면모뿐 아니라 판화와 책, 미디어아트 등 그래픽 아트 전반을 통합적으로 조망하는 구성으로, 대중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며, “강태석 작가와의 동시 전시는 제주미술의 맥락 안에서 본 전시의 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10월 19일까지 이어지며, 제주도민에게는 관람료 5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샤갈의 석판화 기법을 직접 체험해보는 부대 프로그램, 전시 이해를 돕는 무료 도슨트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되어 관람객의 감상 경험을 풍부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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