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성황리 개막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기나긴 장마가 시작된 6월의 끝자락,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현대미술의 오늘을 총망라한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성대한 막을 올렸다. (사)한국화랑협회와 (재)수원컨벤션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총 104개 갤러리, 약 6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미술 축제로 자리잡았다.

1979년 시작된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 ‘화랑미술제’의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난해 처음 수원에 상륙한 본 프로젝트는, 올해 더 풍성한 규모와 다채로운 콘텐츠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중심의 미술 시장에 편중된 구조를 넘어서, 경기 남부권을 새로운 예술 유통 생태계의 중심지로 확장하려는 취지가 반영된 행사다.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 전경, 한국화랑협회 제공
2025 화랑미술제 in 수원 전경, 한국화랑협회 제공

 

104개 갤러리, 600여 작가… 수원서 만나는 ‘현대미술의 스펙트럼’
수원컨벤션센터 1층과 3층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이머징 아티스트의 실험적인 신작부터 블루칩 작가의 대표작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군이 공개되며 MZ세대 컬렉터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선화랑의 강유진, 갤러리그림손의 채성필, 나인갤러리의 우병출, 갤러리 명의 배준성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지난 4월 화랑미술제 서울 본 행사에 이어 수원 무대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또한, 류재하(021갤러리), 김창열·박서보(샘터화랑), 정길영(갤러리전), 안두진(이화익갤러리) 등 중견 및 블루칩 작가들의 깊이 있는 작품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오래 붙들었다.

3층 기획전에서는 학고재의 정수영, 지근욱, 갤러리초이의 정지용, 갤러리밈의 만욱,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권소진 등 개성 있는 작가들이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선보였다.
특히 홍승태, 박보선, 장수익, 이영지 등 젊은 이머징 작가들의 작품은 광교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젊은 컬렉터층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경기 남부권 미술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흐린 날씨 속 VIP 오프닝, 4,700명 방문… 개막식 현장도 ‘북적’
개막식은 6월 26일 오전 11시, 수원컨벤션센터 1층 로비에서 열렸다. 이재준 수원특례시 시장, 이선엽 AFW PARTNERS 대표이사, 이국진 화랑미술제 in 수원 조직위원장,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VIP 및 프레스 오프닝 시간에는 이른 아침부터 관람객이 몰려들며 행사의 높은 관심도를 입증했다. 개막 첫날에만 약 4,700여 명의 관람객이 페어장을 찾았고, 다양한 연령대와 컬렉터, 가족 단위 방문객이 어우러져 행사장을 활기차게 채웠다.

이번 행사는 수원 문화도시 프로젝트와의 연계로 지역 문화 기반 강화에도 주력했다.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특별전 <수문장: 당신의 풍경, 당신의 취향>이 3층에서 동시 개최되었고, 수원의 대표 커피 브랜드 ‘정지영커피로스터즈’가 F&B 파트너로 참여해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업도 눈에 띄었다.

3층 컨벤션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키즈 아트살롱 <그림아 놀자>’가 운영되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달항아리 만들기와 미니 책가도 구성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도 미술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 관람이 가능한 1층 로비에는 펫모차 대여소가 설치되어 가족 단위의 다양한 관람 형태를 지원했다. 포블스 부스에서는 경품 이벤트 등 즐길 거리도 함께 마련되었다.

페어 기간 중에는 3층 토크라운지에서 컬렉터와 예비 관람객들을 위한 전문가 세션이 진행된다. ‘아트 컬렉팅 트렌드’, ‘세금 상식’, ‘한국 동시대 미술 키워드’, ‘법률 정보’, ‘미술장터의 오늘과 내일’ 등 알찬 내용으로 구성된 이번 강연은 초보 컬렉터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아트페어가 단순 전시를 넘어선 교육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슨트 프로그램도 성인을 대상으로 한 회차별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되며, 개막 하루 전 이미 전 회차가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은 전문 도슨트와 함께 작품의 내면을 탐색하고, 작가의 삶과 색채 속 이야기를 읽어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화랑협회는 이번 행사를 단기적 판매 실적보다는 지역 미술 저변 확대와 경기 남부권의 유통 생태계 형성이라는 중장기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수원이 문화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트페어의 문턱은 낮아지고,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은 한층 넓어졌다. 작년 첫 회에 이어 “더 알차고 다양해졌다”는 관람객들의 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랑미술제 in 수원’은 이제 단순한 지역 확장형 페어를 넘어, 새로운 예술 흐름의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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