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범 초대전 ‘Metafora ... 은유’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중견 조형예술가 김정범 작가의 초대전 ‘Metafora ... 은유’가 오는 7월 2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고대와 현대, 동서양의 예술을 오가며 상징과 형상을 빚어내는 김정범 작가의 도예조각 30여 점을 소개한다.

blue head, 56x28x20, ceramic,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blue head, 56x28x20, ceramic,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김정범 작가는 홍익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 de Paris)에서 수학한 뒤,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한 전시활동과 수상 경력을 쌓아온 중견작가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도예기법을 현대 조형언어로 확장해온 실험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 제목인 ‘Metafora(메타포라)’는 단순한 상징 이상의 다층적인 은유를 예고한다. 김정범의 작품은 전통 조각과 도자기의 경계를 넘나들며,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미의식이 스며 있다. 그의 두상 작품은 고대 조각상의 장엄한 기품과 이탈리아 미래주의에서 비롯된 기계적 역동성이 결합되어 있으며, 색채와 질감의 회화적인 조합은 감상자에게 회화와 조각 사이의 경계를 묻는다.

head, 25x36x25, ceramic, 2025-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head, 25x36x25, ceramic, 2025-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우기청호雨奇晴好, 45x45x180, ceramic, 2025-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우기청호雨奇晴好, 45x45x180, ceramic, 2025-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박경환 조각가는 이번 전시 서문에서 김정범 작가의 조형적 접근을 “신화적 상상력과 고전적 감수성이 결합된 은유의 미학”이라 명명하며, 특히 다양한 상징적 오브제와 색채의 결합을 통해 “순례자의 발걸음처럼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조형적 기쁨과 감정의 순환”을 강조했다.

김정범 작가의 작품은 일견 단순한 기호나 접시의 형태로 다가오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상적 사물의 경계를 넘어선 상징적 언어들이 뚜렷이 나타난다. 반복되는 기호와 형상, 그리고 인체와 오브제의 결합은 조형에 있어 서사성을 강조하며, 삶의 열망과 시간을 품은 신화적 감각을 부여한다.

blue head, 30x40x25, ceramic, 2025-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blue head, 30x40x25, ceramic, 2025-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frogman, 45x110x38, ceramic,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frogman, 45x110x38, ceramic,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채색된 조각 표면은 마치 고대 사원 벽화처럼 은은하면서도 힘차다. 묵직한 질감 속에서도 형형한 색감은 감상자의 시선을 끌고, 결국 그 안에서 감춰진 고대적 서사와 현대적 고민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작품은 논리와 이성의 설명을 벗어나 상상력의 해방을 요구하며, ‘형상의 재구성’을 통해 관객과의 깊은 시적 대화를 시도한다.

head, 35x32x46, ceramic,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head, 35x32x46, ceramic,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rooster1, 155x50x43, ceramic, 2023-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rooster1, 155x50x43, ceramic, 2023-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은유는 질문이고, 작품은 길이다”
작가는 반복되는 조형언어를 통해 인간과 세계, 문명과 신화를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탐구한다. 그는 “작품은 익숙한 형상의 재현이 아닌,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이야기의 틀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작업은 하나의 조각을 넘어선 세계를 탐험하는 지형도가 되고, 각기 다른 문화적 층위에서의 해석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둔다.

메두사의 뗏목, 245x180x65, ceramic, wood, ciment,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메두사의 뗏목, 245x180x65, ceramic, wood, ciment, 2024-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아폴로, 120x175, ceramic, 2022-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아폴로, 120x175, ceramic, 2022-사진제공 장은선갤러리

이번 장은선갤러리 전시는 작가 김정범이 그동안 구축해온 조형언어의 핵심을 선보이는 장이 될 것이다. 관객은 단순한 시각적 감상에 그치지 않고, 조형물 속에 담긴 미학적 질문과 삶의 은유를 함께 성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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