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최윤영 기자] 2025년 6월 21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예술의 온기를 품은 새로운 공간이 문을 열었다. 헤이리 예술마을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AN Gallery가 ‘일산점’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거점을 개관한 것이다. 이 자리는 단순한 갤러리 확장이라기보다는, 작가 안정예가 지난 시간 동안 예술가로, 기획자로 걸어온 삶의 결실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이날 진행된 개관식은 안정예 대표가 직접 사회를 맡아 내빈을 소개하고, 겸손한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크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열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날 자리는 소수의 지인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진심 어린 축하와 환영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안 대표는 “헤이리 갤러리는 혼자 운영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일산점에서는 신임 대표이사와 이사들을 모시고, 좀 더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갤러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공간 확장이 아니라, 운영구조와 전시 기획 전반에 걸친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작가에서 대표로, 그리고 다시 예술가로
많은 이들이 AN Gallery의 이름을 듣고 안정예를 ‘갤러리 대표’로 기억하지만, 그녀는 무엇보다도 창작에 뿌리를 둔 작가다. 2023년 한강 노들섬에서 열린 ‘2023 한강아트페스타’에서 부스 개인전을 진행하며, 예술적 전환과 새로운 작가정신을 담은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같은 해,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는 미술 신진작가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그녀의 전환은 단순한 스타일의 변화가 아닌, 삶을 깊이 통찰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 나가는 지난한 여정이었다. “굴곡진 삶에서 얻은 그리움을 작업에 담고 싶었다”고 말한 그녀는, “10년이든 100년이든 깊이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단단한 철학을 드러냈다.
그녀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세 가지의 창작 언어를 오가며 다양한 형식과 감정을 실험한다. 회화뿐 아니라 비구상 설치, 추상적 조형언어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작업은 끊임없이 확장 중이다.
이번 일산점 개관은 단순한 전시공간 확보 그 이상이다. 안정예 대표는 “작가들이 함께 발전하고,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 갤러리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일산 지역의 문화 인프라 속에서 새로운 예술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신진작가를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은 주목할 만하다.
그녀의 말처럼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안정예 작가에게 있어 AN Gallery는 곧 자신의 예술적 존재를 위한 집이자 무대이며, 동시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과 관객이 만나는 하나의 통로이다.
일산에 둥지를 튼 AN Gallery는 이제 막 시작된 예술적 모험이다. 조용하게 시작되었지만, 이번 개관식은 예술과 삶을 연결하고, 작가의 내면과 세상을 이어주는 하나의 신호탄처럼 다가온다.
안정예 대표는 작품으로, 공간으로,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계로 들어섰다. AN Gallery 일산점은 그 길 위의 새로운 ‘출구’이며, 동시에 작가로서, 기획자로서 진화를 실험하는 관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