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추억이 이배 작품의 영감이 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많은 성공한 예술가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일치된 코드의 비밀이 존재한다. 그것은 화가의 주제나 오브제 모티브 등에서 그 비밀들이 발견 된다.
지금 국내외로 미술계에서 뜨거운 이슈를 가진 작가, 경상북도 고향 청도에서 냉이처럼 자랐다는 '숯의 화가' 이배의 비밀스러운 작업에 원천이 그렇다.

가장 고향, 청도의 영혼을 닮은 화가,이배-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가장 고향, 청도의 영혼을 닮은 화가,이배-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본명 이영배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졸업 후 1989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이배 작가는 30년간 숯을 이용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 나아가 그에 담긴 한국의 정신성을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1990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서 작업을 해왔다. 미학을 전공한 나는 그와 홍익대와 파리에서 같은 시기를 보냈다. |
그는 중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재능을 인정받고 도움을 받으면서 화가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회고 했다. 

그가 숯을 만나게 된 기막힌 인연이 파리에서 있었다. 우연히 파리의 주유소에서 바베큐 숯 한 봉지를 마주했는데 그걸 통해 내가 이배는 거기서 한국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고향을 떠나온 후 수십년 원래의 고향을 숮에서 보게 되었다고 했다.

가장 고향, 청도의 영혼을 닮은 화가,이배-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가장 고향, 청도의 영혼을 닮은 화가,이배-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어릴적 정월대보름이 되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 우리 집 앞에서 달 집 태우기를 하고 그 다음날 아침 산더미처럼 쌓인 수술 동네 아주머니들이 광주리를 들고 나와 조금씩 담아 집으로 갔어요 보름에 태운 수시라 정결하다고 해서 간장 담글 때도 쓰고 아기가 태어나면 문에 거는 용도로 사용하던 게 떠올랐어요” 

예전에 고향에서는 그냥 숯으로만 보이던 물건이 성인이 되어 프랑스 주유소에서 발견하자 숯이 아닌 한국이라는 메시지로 나에게 다가온 거죠. 그래서 이걸로 작품을 해봐야겠다. 이렇게 계기가 되었어요“

그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숯'이라는 물성을 탐구하며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더해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프랑스, 뉴욕, 청도를 오가며 숯이라는 향토적인 재료와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한국형 모노크롬 회화를 선보여 왔다. 미리모든 것을 불태우고, 청도천 푸른 청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가장 고향, 청도의 영혼을 닮은 화가,이배-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가장 고향, 청도의 영혼을 닮은 화가,이배-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그는 숯이라는 전통적이고 향토적인 재료를 활용하여 동양의 수묵화 정신과 서양의 추상미술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이렇게 작가가 숯을 주요 재료로 선택한 배경에는 프랑스에서의 경제적 어려움과 한국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이배는 이우환작가의 아틀리에서 7년 정도 작업의 조수 기간을 가지면서 대가의 작업 방식과 변화과정을 체득했고 거기서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숯을 통해 한국의 삶의 방식과 전통, 그리고 생활 문화를 드러내고자 하였으며, 그런 숯이 지닌 ”순환성과 에너지“에 이배는 주목 했다.

그래서 프랑스 미술 평론가이자 전 <리베라시옹> 기자이며 이배를 적극 후원했던 앙리 프랑스와 드바이유는 “이배가 숯에서 추출한 빛은 성스러운 아우라를 품고 있다.” 평가했으며 <이배는 한국의 과거와 현대를 연결시킬 수 있는 매혹적인 작가이다>라고 파리의 새로니치 미술관 관장 에릭 르 페브로는 평가했다. 이배는 “예술가가 예술을 하는 일은 자기 허물을 벗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허구를 벗는 건 새로워진다는 거예요. 자기를 새롭게 하려고 끝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것이 예술가의 일이라고 그렇지 않고 무엇으로 감명을 주겠냐”고 되물었다.

붓질 Brush stroke-230, 2020, Charcoal ink on Paper, 258x192cm.-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붓질 Brush stroke-230, 2020, Charcoal ink on Paper, 258x192cm.-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그는 숯을 통해 생성과 소멸, 정결과 순수, 무한의 에너지를 형상화한 일련의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숯의 화가'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죽은 듯 보이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머금은 숯.  2016년 광주 비엔날레를 포함해 유럽, 아시아, 미국에서 40개가 넘는 개인전과 여러 그룹전에 참여하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업 시리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Issu du Feu (불로부터): 숯 조각을 캔버스에 접합하여 다양한 질감을 표현한 작품 시리즈 .
Brushstroke: 숯 가루를 이용한 자유로운 붓질로 동양화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
Landscape: 숯 가루를 두껍게 안착시켜 화면에 질감을 더한 작품 .

숯으로 빚은 흑백의 추상 우리 삶과 생각도 자연과의 관계에서 생겨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동양의 자연관과 함께 먹으로 표현하는 한국의 수묵을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최근작 ‘Brushstroke(붓질)’을 보는 순간 작가님의 자유롭고 생동하는 에너지에 압도되는 듯했습니다. 

이배 작가-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이배 작가-사진 김종근 미술평론가

‘붓질’은 숯가루를 물이나 기름에 섞은 뒤 서예를 하듯 획을 긋습니다. 획은 그 자체로 신체성을 품고 있는데, 신체가 주는 감성을 획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서예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거죠.‘내가 그은 획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작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당분간 ‘붓질’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고, 그 작업을 통해 흑백에서 컬러로 변화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색을 머금은 검은색에서 새로운 색을 끄집어내는 거죠. 또 그동안 소나무 숯을 재료로 사용했는데 느티나무, 박달나무 등 다양한 나무의 숯으로 검정이 가진 색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청도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어요. 황톳길에서 걸음마를 배우고, 산을 누비며 머루도 따먹고 들판의 냉이처럼 자랐죠. 예술은 여행과 같다고 생각해요. 나의 생각을 저 먼 곳으로 보내기도 하고, 자연을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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