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 '예당 지영호 팔순전', 공직과 서예, 그리고 독도사랑의 족적을 되새기다
[아트코리아방송 = 최윤영 기자] 서예가 예당(禮堂) 지영호 작가의 팔순을 기념하는 서예전이 2025년 6월 21일 정오, 과천시민회관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서예가로서의 발자취뿐만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헌신과 애국정신, 그리고 독도 수호를 위한 활동까지 한 인물의 다면적 삶을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행사는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되었으며, 이재선 안양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어 조창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격려사, 정영채 원로서예가와 염정모 전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의 축사, 예당 선생의 경과보고 및 제안설명, 꽃다발 증정식, 단체 사진 촬영 순으로 마무리되었다.
예당 지영호 작가는 공직자로서 산업자원부에서 정년퇴임 후에도 한평생을 애국과 예술로 채운 발자취로 사회와 예술을 향한 봉사와 창작 활동을 쉼 없이 이어왔다. 그는 한국장애인역도연맹을 창립하여 애틀랜타 패럴림픽 금메달을 이끌어낸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희유금속 자원의 개념을 정립하여 대한민국이 '희토류 자원 보유국'으로서 전략적 기반을 갖게 하는 데도 기여했다.
특히 1996년 독도가 광업법 지적 고시에서 누락된 문제를 국회에 제기하고, 이후 2002년 11월 22일 독도에 대한 지적 고시와 광종명(희토류)의 법적 등록을 이끌어낸 업적은 독도 자원 주권 확보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2021년에는 독도 제76호 광업지적에 희토류 광상설명서를 제출하고, 해당 정부 발행 문서를 독도박물관에 기증하는 등, 독도 수호의 실질적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독도사랑은 단지 이론이나 주장의 수준을 넘어, 실제 제도 개선과 국제적 의제화의 토대를 마련한 사례로 평가된다.
예당 선생은 서예 활동을 통해 얻은 작품 판매 수익금 1천만 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자신이 소장해 온 유물 12건 44점을 청주박물관에도 기증했다. 이러한 사회 환원은 그의 예술 철학이 단지 ‘개인의 성취’가 아닌 ‘공공을 향한 실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1990년 운당 정영채 선생에게 사사받아 오체(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를 섭렵했으며, 끊겼던 ‘현완법’의 맥을 되살리는 데도 매진해 왔다. 특히 초서체에 있어 독자적인 양식을 완성해 서예계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동양서예협회 대상(국회의장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한국서화협회, 한국서화교육협회, 중앙서예협회 등 다양한 협회에서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중일 서예교류전의 대표작가로서 국제적 예술교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독도수호대전'과 인간 예당의 철학
2022년 12월 개최된 '독도수호대전 및 이웃사랑 展'은 예당 지영호 작가의 삶의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였다. 그는 “평범하게 사는 것보다는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전시를 열었다”고 말하며, 이웃사랑의 의미와 ‘영토 수호’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정치인 대신 예술가와 경제인을 초대한 이유는 ‘정치적 구호가 아닌 실천적 사랑’이 그 전시의 본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인으로서도 활동하며, 화백문화신인상, 초우문학회 백일장 대상 등 문학 분야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으며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예당 지영호 서예가는 이제 팔순을 넘긴 원로 예술가이자, 실천하는 애국자, 그리고 묵묵히 후학을 양성하는 문화인이다. 그는 오늘도 서예를 통해 삶을 기록하고, 시를 통해 내면을 응시하며, 독도를 통해 미래 세대에 길을 남긴다.
이번 팔순전은 단순한 생일 기념행사가 아닌, 예당이라는 인물의 다층적 삶과 업적을 되새기고, 오늘의 예술인들이 ‘가치 있는 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귀중한 자리였다.
예당 지영호 서예가의 구순, 그리고 백수를 넘어, 그의 뜻과 실천이 더욱 깊고 넓게 퍼지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