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4일(화) ~ 6월 29일(일), 갤러리 류가헌 전시2관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정신과 전문의이자 수중사진가로 활동 중인 최혜원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바다'가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수중 생태의 기록을 넘어, 바닷속 생물에게서 감정의 결을 포착해온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최혜원 작가는 2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환자를 만나온 이력이 있는 한편, 지난 8년간은 바다라는 새로운 세계를 사진으로 탐험해왔다. 그는 제주 바다로 거처를 옮겨 본격적인 수중촬영에 몰입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바다는 내면의 감정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에 도달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인식의 연장선에서 바다의 생명체를 통해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비유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말한다.
“거북이의 깊은 눈동자에는 슬픔과 허무함이, 니모의 팔랑이는 움직임에는 사랑스러움과 애처로움이, 홀로 떠다니는 해마에게서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배어 있었죠. 저는 이들이 보여주는 정서의 결에 집중했습니다.”
이처럼 그의 사진은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서, 감정의 은유이자 마음의 풍경으로 기능한다. 색감과 구조, 움직임 하나하나가 감정을 지닌 존재처럼 다가온다. 카메라는 생명체의 표정을 담는 창이 되고, 그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게 된다.
정신의학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도 인상적이다. 작가는 수중사진을 치료적 도구로도 활용해왔다. 감정 표현이 제한된 만성 환자들과의 비언어적 소통에서 사진이 중요한 매개가 되었으며, 이미지와 언어가 결합되는 새로운 치유의 가능성을 실험해 왔다. 이는 작가의 작업이 단지 개인의 표현을 넘어, 사회적 역할로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작업을 통해 감정을 시각적으로 해석하고, 언어와 결합하여 감정의 맥락을 구체화하려는 시도는 우리 시대 예술의 또 다른 지향을 보여준다. 최혜원 작가는 이러한 작업이 “잊혀진 감정의 흔적을 되살리고, 관람자 각자의 정서적 경험을 풍요롭게 하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마음의 바다'는 우리가 잊고 지낸 감정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게 만드는 전시다. 감정을 기록하고, 시각화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교차점을 조용히 사유하는 이 작업은, 깊은 바다 속을 응시하는 일처럼 섬세하고도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작가 소개] 최혜원 (崔惠媛, Haewon Choi)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수중사진가.
202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BSAC Korea 수중사진공모전 대상 등 다수의 수상 이력을 지닌다. 초기에는 생태 중심의 수중사진 작업을 하였으나, 점차 감정의 시각화에 초점을 맞추며 정신과 진료 현장에서도 사진을 매개로 한 정서적 소통을 실험해왔다. 현재 제주에서 거주하며 인간과 자연, 감정의 접점을 사진으로 탐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