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갤러리, 7월 5일부터 26일까지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타피스트리 작가 김로와의 개인전 '침전 일기'가 오는 2025년 7월 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중정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세대를 거쳐 유전된 감정과 기억, 특히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상처와 침묵의 자취를 섬세한 직조 작업으로 풀어내는 시도다.
작가는 “나는 어떤 시대의 끝에서 태어났을까”라는 자문으로 전시를 시작한다. 전쟁의 폐허를 견뎌낸 1세대, 그 위에 일상을 복구하며 살아온 2세대, 그리고 직접적인 체험 없이 상흔을 이어받은 3세대. 김로와는 이 층층이 쌓인 역사와 감정의 무게를 천천히 직조하며, 직면하기 어려웠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물려받았고, 무엇을 남기려 하는가?” 그리고 “이토록 오래된 것들이 지금의 나를 얼마나 구성하고 있는가?”
이번 전시의 시각적 중심에는 ‘적색’이 자리한다. 생명과 상처를 동시에 품은 붉은 스펙트럼은 작가의 깊은 내면과 그로부터 파생된 감정의 응축이다. 이전 작업에서는 검정, 청색, 녹색 등이 등장하며 투병과 고독, 삶의 순환을 암시했다면, 《침전 일기》에서는 붉은 실이 혈관처럼 이어지며 유전된 트라우마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김로와의 타피스트리는 단지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감정의 직조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감정의 층위를 직조라는 공예 언어로 말없이 전하는 그의 작업은, 감각의 레벨에서 관객의 내면을 건드린다. 침전된 기억, 잊힌 감정, 끊긴 듯 보이는 관계가 실처럼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이번 전시가 제시하는 조용한 위로의 방식이자 사유의 시작점이다.
중정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감각과 직관, 기억과 복원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으로, 세대와 개인의 서사가 만나는 지점을 예술적으로 엮어내는 김로와 작가의 내공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작가 약력: 세대를 잇는 예술의 언어
김로와는 2021년 'Dark Adaptation'(빈칸합정) 개인전을 시작으로, 2022년 'See The Abyss', 2023년 '기괴한 식생'(트라아트 갤러리), 2024년 'Green Grin'(5PY) 등 서울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전시 활동을 펼쳐왔다. 더불어 푸마, 리바이스, UGG, J.LINDEBERG 등 브랜드 협업과, 밴드 잔나비, BOY NEXT DOOR 등의 뮤직비디오 아트워크 참여 등 다채로운 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24년 런던 사치 갤러리, 뉴욕 FOCUS 아트페어 등에 참가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으며, 2025년 Art OnO (SETEC, 서울)에도 참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