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일 유럽의 시간을 지나, 색과 감정으로 귀결된 회화적 여정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역삼동 히든엠갤러리에서 2025년 6월 10일부터 7월 8일까지 윤종석 작가의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96일 동안 유럽 전역을 가로지르며 경험한 시간과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길어 올린 감정의 여운을 회화로 풀어낸 ‘감각의 계절’이다.

감정의 온도(ES-20240214), Acrylic on canvas, 73x120.7cm, 2025-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온도(ES-20240214), Acrylic on canvas, 73x120.7cm, 2025-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윤종석에게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감정의 근원을 발견하는 내면의 여정이었다. 낯선 풍경 앞에서 마주한 감정은 그에게 무언가를 ‘보게’ 했고, 이는 그대로 색과 선, 면의 추상적 언어로 이어졌다. 그의 회화는 특정한 형상을 묘사하지 않지만, 그 안에는 명확한 감정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강렬한 격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마음속에 남는 잔잔한 여운이다.

“본다는 것은 내 몸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감정의 출발점이며, 그 감정의 잔재들이 그림이 된다.” 윤종석 작가는 시각적 경험을 감정으로 전환하는 섬세한 촉수 같은 감각의 소유자다. 그는 풍경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색의 덩어리, 감각의 진실을 캔버스 위에 고요히 담아낸다.

감정의 온도(MD-20231002), Acrylic on canvas, 65.2x49cm, 2025-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온도(MD-20231002), Acrylic on canvas, 65.2x49cm, 2025-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온도(RU-20230523), Acrylic on canvas, 117x75.2cm, 2025-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온도(RU-20230523), Acrylic on canvas, 117x75.2cm, 2025-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그가 포착한 ‘경계’는 감정의 분할이자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감각적 지층이다. 바다와 하늘, 들판과 산… 그 경계 위에 우연히 남겨진 인간의 선은 윤종석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 감동은 다시 색채의 흔적으로 응결되었다. 그의 회화는 이렇게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정과 감각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의도적인 생략과 단순화를 통해 관람자에게 상상의 여백을 건넨다. 작품은 말하지 않지만, 조용히 말을 건다. 그것은 '열 감지 카메라 같은 풍경'으로, 관람자의 마음에 감정의 온도를 새긴다. 이는 추상의 회화가 지닌 가장 깊고도 은근한 언어다.

6월_리플렛_인스타용-02-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6월_리플렛_인스타용-02-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나의 계절 My Season'은 단지 작가의 시간과 감정만을 담은 회화가 아니다. 색의 겹과 여백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감정의 계절을 반추하게 된다. 그것은 작가의 계절을 지나, 곧 우리의 계절로 전이된다.

작가노트 발췌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모든 흔적에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것들은 조금 떨어져 보아야 더 아름답다.”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감정의 계절, 색의 흔적-윤종석 개인전 '나의 계절 My Season'-사진제공 히든엠 갤러리

 

히든엠갤러리 소개
2015년 북창동에서 개관한 히든엠갤러리는 2019년 역삼동으로 이전해 현대미술 작가 발굴 및 지원, 그리고 실험적인 전시 기획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지평을 확장해 왔다. 국내외 작가와 관객 간의 소통을 중시하며, 감성과 유희, 여백의 철학이 공존하는 예술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히든엠갤러리는 한국 미술시장의 다양성과 수평적 가치 교환을 지향하며, 세계적 컬렉터들과 예술적 담론을 나누는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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