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작은 배가 있었네
-작은 배-
흰색 천 길게 펼쳐놓은 듯
산호모래 고운 섬
잎 푸른 야자나무 아래
배가 있었네
푸른 물살이는 곳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을까
가축무리 이끌고 벼를 심던 사람들
발등에 부서지는 서러운 햇살 보려고
그물망 위에 앉아가는
이상한 돛배를 만들었을까
바람의 방향
수직이 되어 돛폭 부풀어 오르면
파도를 뛰어넘어
고독한 군도(群島)를 한 바퀴 도는
작은 배가 있었네
인권침해로 전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닐라 공항에서 3,11 검거된 지 며칠 후 우연히 보라카이로 출국,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는 필리핀은 아름다운 휴양지 보라카이섬이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있다.
산업폐수와 오수로 오염된 섬은 잠시 폐쇄되기도 했는데 섬 중앙의 서쪽 해안가 골목들 밤의 바다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밤하늘 가득한 별무리를 보고 가끔 스콜에 젖으며 오랜 시간 바다에 앉아 스케치에 열중한 시간들이 있다.
그물망에 앉아 물 위를 나는 세일링보트를 타고 결국 한낮에 달궈진 뜨거운 다리는 2도 화상을 입어 한국에 돌아와 한 달 병원치료를 받는다.
많이 웃고 파도의 춤을 사랑한 사람들 머무르던 숙소의 정원에는 아직도 붉은 공작화가 피어나리라 사람들과 눈 맞추며 이 여름날이 다 할 때까지...
시인화가박정해
박정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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