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획] 빛으로 그려낸 도시와 인간
2025년 6월 5일(수)~15일(일), 대전시 일원 10개 전시장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지난해 ‘2024 대전국제사진축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 이름을 단 사진 축제가 돌아왔다. ‘2025 DAEJEON PHOTO’가 오는 6월 5일부터 15일까지 대전 시내 주요 전시장을 무대로 개최된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본 행사는 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국제사진축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DAEJEON PHOTO’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사용했으며, 'PHOTO'는 빛과 색의 삼원색을 활용한 심벌로 시각적 정체성을 부여했다.
도시와 인간, 사진이 비추는 오늘의 삶
‘2025 DAEJEON PHOTO’의 주제는 '도시와 휴먼 · Cities and Humans'이다. 2023년 기준, 수도권 인구가 한국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전 세계 인구 또한 도시를 중심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오늘날,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과 일상을 탐색하고자 하는 시도다.
총 12개국 18인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는 주제전은 대전예술가의집, 대전갤러리, 이공갤러리 등 3곳에서 열린다. 이 외에도 국내외 협력 특별전, 신표현전, 지역 작가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대전시 일원 10개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주제전 1관인 대전예술가의집에서는 전설적인 미국 다큐멘터리 작가 위기(Weegee)의 뉴욕 암흑가 사진이 주목받는다. 그는 1930~40년대 범죄현장을 경찰보다 먼저 도착해 촬영한 강렬한 작품들로 기억된다. 이어 이란 작가 고하르 다쉬티(Gohar Dashti)는 폐허 속 건물을 점령한 식물의 생명력을 통해 전쟁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한다. 영국의 올리 켈렛(Oli Kellett)은 미국 전역의 교차로에서 현대인의 사색과 고독을 포착했고, 독일의 마이클 울프(Michael Wolf)는 홍콩 도시건축의 패턴 속에서 무명의 인간 존재를 탐구했다.
주제전 2관인 대전갤러리에서는 노기훈 작가가 한국 사회의 경계 공간을 중심으로 분열과 대립의 양상을 탐색하며, 한효진 작가는 중장년층의 삶에 주목한 휴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현대사회의 소외된 존재를 따뜻하게 조명한다.
주제전 3관인 이공갤러리에서는 부산의 오래된 아파트를 통해 도시의 시간성을 드러낸 이동근 작가, 그리고 도시 외곽과 이주의 흔적을 기록하며 다큐멘터리와 실험적 형식을 넘나드는 김태동 작가의 작업이 소개된다.
특별전: 사진예술의 지평을 넓히다
‘2025 DAEJEON PHOTO’는 국제 협력전과 국내 협력전을 통해 사진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해외협력전에서는 일본 키요사토 사진미술관이 소장한 젊은 작가 8인의 작품이 ‘키요사토 포트폴리오전’으로 선보이며, 아리아갤러리에서는 월드프레스포토 70주년 특별전이 열린다.
국내협력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은행이 소장한 작품 중 ‘도시와 인간’이라는 주제와 부합하는 컬렉션을 엄선해 전시한다.
또한 특별전 ‘신표현전’에서는 김주영 작가가 한국의 석조유물을 소재로 비은염 기법(검오일 프린트)을 활용한 독창적 표현을 선보이며, ‘사진in대전’ 섹션에서는 홍균 작가가 군산의 미군 위락시설 ‘아메리카 타운’의 흔적을, 이강산 작가는 여인숙이라는 공간의 사회적 층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주최 측은 올해부터 무휴 운영으로 관람 편의를 높였으며, 시민참여형 공모전과 더불어 관람객과 작가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 및 국제심포지엄도 준비하고 있다. 대전 시민과 예술 애호가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린 축제로서의 확장을 꾀한 것이다.
예술감독 김성민 교수, 온빛 다큐멘터리 중심 인물
올해 축제의 예술감독에는 중앙대학교 공연창작예술학부 김성민 겸임교수가 선임되었다. 김 감독은 온빛다큐멘터리 회장을 맡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외 사진공모전의 심사와 큐레이션을 통해 실험적이고도 비판적인 시각의 사진작업을 선도해 온 인물이다.
그는 이번 축제를 “지역을 넘어 세계와 호흡하는 사진예술의 장”으로 기획하고자 하며, 사진을 통해 인간 존재의 존엄과 도시 삶의 깊이를 함께 조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작가 18인 및 국가
미국: Weegee
이란: Gohar Dashti
프랑스: Pierre & Florent
영국: Oli Kellett
독일: Michael Wolf
노르웨이: Morten Andersen
호주: Tobias Titz|
네덜란드: Julie Hrudova
칠레: Javier Alvarez
중국: Zhang Xiao
일본: Shinya Arimoto
한국: 김승구, 김태동, 노기훈, 박부곤, 이동근, 한효진
주요 전시장 리스트 (10개관)
대전예술가의집 (3층 전관)
대전갤러리
이공갤러리
아리아갤러리
사진in대전 특별전: 김주영, 홍균, 이강산
국립현대미술관 협력전|
키요사토 포트폴리오전
공모작가전
본 기사는 대전의 도시성과 사진예술의 국제적 흐름을 교차시킨 ‘2025 DAEJEON PHOTO’의 전체 구조와 비전을 담아 정리한 것이다. 전시장을 방문할 이들에게는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삶과 도시를 성찰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