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
김종근 미술평론가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화가가 있었다. 그는 일찍 결혼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9년이란 긴 시간을 직장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화가의 꿈을 버리지는 못했다. 

퇴직금으로 갤러리를 차렸고 그는 실패했다. 갤러리를 말아먹은 후 그림을 위해 지하 작업실에서 그는 미친 듯 작업했다. 그 시절은 길었다. 꼬박 10여 년을 작업실에서 두문불출하면서 그림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가 얻은 것이 하이퍼 사실주의, 소위 슈퍼 사실주의풍의 그림이었다.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특히 극사실 작가의 그룹전을 보고 자신의 작업에 큰 용기와 자신감을 가졌고, 이윽고 스탈린과 호찌민의 초대형 초상을 내놓았지만, 평가는 냉혹했다. 대법관의 아버지를 둔 집안 좋은 작가는 여전히 무명이었고 현대미술의 흐름은 일부 작가들에게만 호감을 샀다. 

그는 자장면 배달원 등 주변의 지인들을 사람의 키보다 더 큰 캔버스에 얼굴을 그렸고 사람들은 그의 놀랄만한 묘사력과 리얼리티에 모두 감탄했다. 잘 그린다는 자신과 용기를 얻었지만, 여전히 그의 그림은 잘 그린 초상화가로 치부되었다.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그는 2001년 예술의 전당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비교적 늦은 나이에 화단에 등장하면서 공개하지 않은 무수한 미발표 작품들을 파격적으로 공개했다. 

그 작품들은 200여 점이 넘는 200호의 그림으로 온통 인물을 극사실로 섬세하게 그린 초상화 작품들이었다. 여기서 그의 탁월한 사실력은 인정받았다. 그의 회화가 너무 리얼리스틱하였고 너무 초상화다운 면들이 강렬하여 미술이란 회화의 형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화단은 너무나 인색했다. 

그의 작품이 빛을 발한 것은 주목받는 아라리오 갤러리에 픽업 되면서였다. 
그는 용기를 얻어 자신의 명확한 스타일을 구축하였다. 극사실주의였다.
이런 개념과 강형구의 작품 사이에는 분명 일치하는 데가 있다. 머리카락 하나하나까지 정교하게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한국적 ‘하이퍼 사실주의’로 점점 자리 잡아 정의되었다. 공재 윤두서의 초상화는 화각별 했고 곧 화제가 되었다.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사진이 담을 수 없는 허구’를 그려내고 싶은 것이다.” .
강형구 작가는 각고 끝에 성공했다. 아라리오는 그의 이런 집념의 표현과 날카로우리만치 집요한 인물묘사로 관객을 압도하는 인물에 주목하면서 그를 해외의 시장에 내놓았다. 

그의 작품은 스페인의 아르코, 아트 쾰른, 아트 시카고, 시드니 아트페어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에서 인기를 얻었고 또한 깊고 징그러울 만큼 철저한 묘사력에 사람들은 공감했고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크리스티나 소더비와 같은 해외의 경매장에서 그의 작품들이 100%의 낙찰률을 보이면서 작가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다. 
해외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컬렉션이 그러한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내가 그리고 싶은 사람’을 그린다는 그의 원칙이 적중했다. 

게다가 “사진처럼 인물을 똑같이 그리는 것도 싫다. 특히 살아보지 않은 시간을 그림 속에 끌어들여 ‘진실 같은 허구’를 보여주는 작업에 나는 흥미를 느낀다.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심지어 죽어가는 ‘미래 내 모습’을 그리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가 고흐처럼 자화상에 집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그림이다. 관객과 ‘대면의 상황’을 가져오니 말이다. 그림 속 내 눈은 관객과 수시로 마주치며 말없이 대화하는데, 그 순간이 나는 정말 짜릿하고 좋다. 이처럼 매력적인 작업이 또 있겠는가.라고 술회한다. 

자화상, 또한 마릴린 먼로, 앤디 워홀, 오드리 헵번 소크라테스 ,반 고흐 , 괴테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 얼굴을 확대하여 대형 캔버스에 정교하게 묘사해 자신만의 추세와 브랜드를 확보했다.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그의 작품에 표현은 알루미늄 패널 시리즈로 에어브러시, 못, 드릴, 면봉, 이쑤시개, 지우개 등 온갖 수단들을 통해 그려지는 인물의 주름과 솜털, 흩날리는 은빛 머리카락의 반짝임 등을 알루미늄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리얼하게 표현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역시 그의 인물 표현은 주어진 인물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바라다본 시선으로 강조와 왜곡을 통해서 초상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미술사적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보고 작가가 의도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의 얼굴처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초월한 이미지들이다. 강형구 작업에 진정성이란 이런 것이다. 

눈이 빛나도록 번득이는 고흐의 자화상, 즉 담배 연기를 내뿜는 고흐, 섹시한 심볼의 마릴린,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전환하는 창조성이야말로 강형구 최고의 스킬이다.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강형구의 상징, 트랜스 슈퍼 사실주의-사진제공 김종근 미술평론가

 

최근 그의 작업은 실제로 사진을 본래의 이미지와 또 다른 이미지를 합성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된다. 그러나 미친 듯 마릴린을 그리는데 그녀가 같이 잠자리를 하자고 강렬하게 유혹하는데 도대체 꿈은 현실이 안되고 늘 잠을 깬다고 불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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