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론 Ⅱ

   우선 소쉬르는 기호와 상징을 대비시켰다. 기호의 대표는 언어이며, 특징은 ‘자의성’이다. 예를 들면, ‘산’이라는 개념은 산이라는 어음(語音)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만 마운틴이라고 해도 좋고, 경우에 따라서는 산악이라고 해도 좋다. 이것에 대해 의미하는 것과 의미되지 않는 것 사이에 자연스럽게 얽히는 것이 있다. 서양의 전통에서의 정의(Definitions)와 심판(justice)은 천칭(天枰)에 의해 상징되지만 임의 관계가 아니다.〈소쉬르 『一般語學講義』제1편 제1장 ss2, 98~100〉

[박명인 미학산책] '상징론' 2
[박명인 미학산책] '상징론' 2

 

    여기서 소쉬르가 상징이라고 하는 것은 미술에 있어서 아트리뷰트(attibute)라고 불리며, 손에 천칭을 들고 있게 하여 그 상이 정의의 여신인 것과 같이 보이게 하는 사용 방법이다. 그것은 명확한 개념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상징이라고 하기보다 알레고리(allegory)라고 하는 것이 어울리지만 의미하는 것과 의미되는 것과의 관계가 완전히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는 상징적 특징이 기호와의 구별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것에 대해 퍼스(Charles Sanders Prirce)는 기호를 세 종류로 나눈다. 도상(icon)·지표(index)·상징(symbol)이다. 도상이란 초상(肖像)과 같이 대상과 닮아 있는 것을 본질적인 특징으로 하는 기호이며, 지표는 인접성에 근거하는 기호로써 그 전형은 홍역의 발진이나 풍량계(風量鷄)와 같은 것이다. 그것에 대한 상징은 완전히 인위적인 약정적 기호이며 그 대표는 언어이다. 즉, 소쉬르가 기호라고 한 것이 여기에서는 상징이라고 불리며 반대로 전자에 있어서의 상징은 후자에 있어서 도상이나 지표에 포함된다.

   상징개념에 있어서 양자의 생각은 정반대이다. 예술작품을 상징의 전형으로 보는 것은 소쉬르적이고, 수학의 기호를 상징의 전형이라고 보는 것은 퍼스적이다. 이 양의성을 상징하는 단어를 가장 광의적으로 이해했을 경우에는 기호나 표라는 의미가 넓게 유래한다는 사실이다.

   상징의 원형은 신현(神顯)의 세계관과 도상표현의 문화이다. 신현이란 자연의 모든 힘을 신이라고 보는 것이며, 그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표상하는 의인관(擬人觀)과 결부되어 있다. 그리스, 로마의 신화가 그 전형이다. 그러나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하면서 제우스는 제우스답게 위엄이 있고 힘에 넘치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아테나 여신은 총명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 신을 인정할 만큼 판명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신에 대한 미술적 표현은 별종으로 상징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그것은 제우스(별칭 Jupiter)에서는 독수리를, 아테나(Minerva)에서는 부엉이를 추가하는 수법으로 이 표식이 아트리뷰트이며, 그 집성이 도상학(iconographia) 이라는 학문에서 르네상스기에 체사라 리파(Cesare Ripa, 1560~1645)의 손에 의해 집대성되었다. 이것은 〈Cesare Ripa, Iconologia overo Descritione dell'Imagini univerali cavate dall'antichit et dal al tri luoghi.., 1593〉의 『도상학사전』 에서 헤아릴 수 있다.

또한 도상학의 발전형태로 도상표현의 배후에 어떤 세계관과 결부시켜 해석하는 문화사적 연구인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 1892~1968)의 이코놀로지 연구와 비교종교학의 입장에서 융(Jung Carl Gustav)적인 원형의 사상을 가미하고 도상을 집대성하여 해석한 『상징학 symbolics』이 있다. 또한 신현(神顯)을 중핵으로 한 스피노자(Baruch de Spinoza)의 철학도, 18세기에 상징론이 생기는 토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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