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볼 수 없던 마르크 샤갈 전시, '비욘드 타임'으로의 초대
마르크 샤갈, 시간을 넘은 감성의 시인 ;비욘드 타임; 특별전 심층 리포트
서거 40주기 맞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세계 최초 유화 공개… “이제껏 없던 샤갈전”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5월 22일 오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단순한 전시 설명회를 넘어, '마르크 샤갈'이라는 이름이 지닌 시대적 상징성과 예술적 감수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자리였다. 오는 5월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이어지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 비욘드 타임(Beyond Time)'은 그의 서거 40주기를 기념하며, 한 예술가의 삶과 예술, 그리고 감성의 여정을 몰입형 공간에서 재구성하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예술의전당 김세연 협력본부장-사진 김한정 기자
예술의전당 김세연 협력본부장-사진 김한정 기자
프란체스카 발란티 큐레이터-사진 김한정 기자
프란체스카 발란티 큐레이터-사진 김한정 기자
폴 슈나이터 큐레이터-사진 김한정 기자
폴 슈나이터 큐레이터-사진 김한정 기자
가엘 르네 공간설계자-사진 김한정 기자
가엘 르네 공간설계자-사진 김한정 기자

이번 전시는 머니투데이, 예술의전당, ㈜아튠즈, KBS미디어가 공동 주최하며, 총 170여 점의 작품이 8개의 테마로 나뉘어 선보인다. 특히 유럽 대형 박물관조차 공개한 적 없는 유화 7점이 세계 최초로 일반에 공개되며, 단순한 회고전 이상의 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란체스카 발란티(Francesca Valenti) 총괄 큐레이터는 "샤갈은 시각으로 시를 쓴 화가였다"는 말로 그의 회화 세계를 정의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느낀 것을 그렸다”고 설명한 그녀는 샤갈의 세계가 단순한 환상적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유년기 러시아 유대인 마을에서의 기억,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망명이라는 비극적 체험이 색채와 형태 속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예술의전당 장윤진 학예사-사진 김한정 기자
예술의전당 장윤진 학예사-사진 김한정 기자
마르크 샤갈 전시 사회자-사진 김한정 기자
마르크 샤갈 전시 사회자-사진 김한정 기자

발란티는 “샤갈의 그림은 어린이 동화책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보는 사람의 삶을 거울처럼 반영하는 깊이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전시가 한국 관객에게 ‘색채의 마술사’를 넘어선 ‘인간 샤갈’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인간 샤갈과의 만남입니다' 라고 말하는 공간을 구성한 가엘 르네(Gaël René)는 이번 전시가 샤갈의 회화에 머무르지 않고, 그의 생애와 감정의 궤적을 따라가는 감각적 ‘여정’으로 기획되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샤갈의 기쁨과 상실, 유년기의 따뜻한 기억부터 유대인 박해와 망명에 이르는 감정의 흐름이 전시장 구성에 녹아 있다”며, “샤갈이라는 인간을 체험하는 몰입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주 특별한 기자간담회-샤갈, 색으로 시간을 건너다 '비욘드 타임'-사진 김한정 기자
아주 특별한 기자간담회-샤갈, 색으로 시간을 건너다 '비욘드 타임'-사진 김한정 기자
폴 슈나이터 큐레이터와 가엘 르네 공간설계자 -사진 김한정 기자
폴 슈나이터 큐레이터와 가엘 르네 공간설계자 -사진 김한정 기자

그는 한국 관객의 관람 방식에 맞춘 공간 배치와 컬러 설계, 미디어아트의 도입 등을 통해 전시의 몰입감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의 높은 천장을 활용하여 구현한 몰입형 프로젝션은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천장화와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센터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시청각적으로 재현해낸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날것의 샤갈’로 초대하는 감각적 체험이라고 말하는 전시 총감독을 맡은 폴 슈나이터(Paul Schneider)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이론이나 설명보다도 샤갈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도록 구성한 ‘감각 중심의 전시’”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느껴지는 그 감정 자체가 바로 샤갈이 관람자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라고 강조하며, 샤갈의 초기 드로잉과 스케치 역시 함께 전시되어 그의 작업 방식과 창작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Marc Chagall in front of Resurrection 1952
Marc Chagall in front of Resurrection 1952
마르크 샤갈-거울 뒤에서-노트르담의 괴물들(M.101)-Behind the Mirror-The Monsters of Notre Dame(M.101) 1954-Colour lithograph 28×38cm
마르크 샤갈-거울 뒤에서-노트르담의 괴물들(M.101)-Behind the Mirror-The Monsters of Notre Dame(M.101) 1954-Colour lithograph 28×38cm

‘클리셰를 넘어서는 샤갈’, 8개의 주제로 재구성된 내러티브의 '비욘드 타임'은 단순히 시간 순서나 지역별 구성에서 벗어나, 샤갈의 주제적 연상과 감정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기억’, ‘주요 의뢰작’, ‘파리’, ‘영성’, ‘색채’, ‘지중해’, ‘기법’, ‘꽃’ 등 8개의 섹션은 관람객이 그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따라가도록 구성되었다. 이 전시 방식은 과거의 회고전이 지녔던 선형적, 일대기적 구성을 탈피해 샤갈 회화의 본질과 ‘정서적 충만함’을 직관적으로 체감하도록 유도한다.

한국을 위한 맞춤 전시, 그리고 그 너머'라고 말하는 예술의전당 장윤진 학예사는 "이제껏 국내에서 볼 수 없던 샤갈의 진면목을 소개하고자 했으며, 그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이 몰입형 공간과 세계 최초 공개 유화 7점"이라 밝혔다.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한 샤갈을, 새롭고도 감성적인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크 샤갈-마을 앞의 식탁-1968 Oil on canvas 100×72.5cm (2)
마르크 샤갈-마을 앞의 식탁-1968 Oil on canvas 100×72.5cm (2)
마르크 샤갈-붉은 나체 스케치-1953ca Oil on Plywood 62×42.5cm
마르크 샤갈-붉은 나체 스케치-1953ca Oil on Plywood 62×42.5cm

김세연 협력본부장은 “예술의전당의 리뉴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국제전시라는 점에서, 이번 '샤갈전'은 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관람객들에게 색채와 감정이 한데 어우러진 예술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샤갈을 본다는 것은, 한 시대를 감각으로 체험하는 일이다.
이번 전시는 샤갈의 그림을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시간이다.”

마르크 샤갈-서커스 혹은 고래잡이 광대-1966 Oil on canvas 92×65cm
마르크 샤갈-서커스 혹은 고래잡이 광대-1966 Oil on canvas 92×65cm
마르크 샤갈-에루살렘을 위한 열두 개의 스테인드 글라스 모델-납달리 지파(CS.21)-1984 Interpretive lithograph in colour 74×52.5cm
마르크 샤갈-에루살렘을 위한 열두 개의 스테인드 글라스 모델-납달리 지파(CS.21)-1984 Interpretive lithograph in colour 74×52.5cm

관람 포인트: 세계 최초 공개 유화 7점, 몰입형 공간 연출, 도슨트 및 배우 박보검 오디오 가이드 제공

마르크 샤갈-영감-1978 Tempera and pastel on masonite 41×33cm
마르크 샤갈-영감-1978 Tempera and pastel on masonite 41×33cm
-사진 김한정 기자
-사진 김한정 기자
-사진 김한정 기자
-사진 김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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