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이카' 공연 장면(장미 역 진태화)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뮤지컬 '라이카' 공연 장면(장미 역 진태화)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냉전 시대 우주 개발 경쟁 속, 인류 최초로 우주로 보내진 개 '라이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라이카'는 비인간의 시선을 통해 인간다움의 본질을 되묻는 독창적인 서사로 주목 받았다. 

 

뮤지컬 '라이카'는 작가 한정석, 작곡가 이선영, 연출가 박소영으로 이루어진 '한이박 트리오'의 창작 신작이다. 한정석 작가는 최초의 우주 탐사견 라이카의 실화와 소설 '어린 왕자'의 세계관을 결합해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존재의 의미를 탐구했다. 이선영 작곡가는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통해 장면마다 섬세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고, 8인조 라이브 밴드의 풍성한 사운드로 몰입감을 더했다. 박소영 연출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무대 연출로 서사와 음악을 유기적으로 엮으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울림을 동시에 선사했다.

 

배우 박진주, 김환희, 나하나를 비롯한 18인의 배우들은 개, 식물, 외계 생명체 등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무대는 마치 우주에 온 듯한 몰입감을 제공했고, 실제 자료 영상과 창작 영상을 조화롭게 활용한 영상 연출, 그리고 각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의상 디자인은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뮤지컬 '라이카' 공연 장면(라이카 역 나하나, 왕자 역 윤나무)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뮤지컬 '라이카' 공연 장면(라이카 역 나하나, 왕자 역 윤나무)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뮤지컬 '라이카'는 최초의 우주 탐사견 라이카라는 실화에 어린 왕자라는 소설 속 존재를 만나게 함으로서 인간의 아닌 존재의 시각에서 인간과 인간다움에 대한 비판과 논쟁 그리고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라이카라는 존재로 하여금 공존과 책임 그리고 희생에 대해 질문하며 그 답을 추구했다. 

 

라이카의 무대는 장미와 바오밥 나무들의 원시적인 느낌과 우주 배경의 판타지적인 요소가 혼합되어 오묘한 느낌을 줬다. 만화적인 느낌과도 같았고 어른 동화 같은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스팀펑크한 느낌의 무대는 크지 않았지만 창작가무극 '천개의 파랑' 같은 움직이는 벽과 상승하는 무대, LED를 활용한 몽환적인 느낌과 조명들까지 여기에 장면마다 정서와 결이 맞물리는 넘버들과 사운드. '기다려', '오, 라이카', '인간처럼' 등 귀에 쏙속 박히며 뇌리에 오랫동안 맴도는 넘버들로 하여금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뮤지컬 '라이카' 공연 장면(라이카 역 김환희, 왕자 역 조형균, 장미 역 서동진, 로케보트 역 한보라)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뮤지컬 '라이카' 공연 장면(라이카 역 김환희, 왕자 역 조형균, 장미 역 서동진, 로케보트 역 한보라)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뮤지컬 '라이카'는 실화와 소설 속 존재들의 만남으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가 어떻게 소통하고,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하는 지를 보여준다. 인간의 본래 특성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인류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고민해 보게 만들었다. 이렇듯 뮤지컬 '라이카'는 단순한 동물 영웅담을 넘어 존재와 공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라이카'는 약 두 달의 공연 기간 중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창작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입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