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보자르갤러리, 이은황 개인전 5월 31일부터 6월 25일까지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강남 청담동에 위치한 보자르갤러리에서는 이은황 작가의 18번째 개인전 'with you: 너와 함께'를 5월 31일부터 6월 2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유년 시절부터 이어진 ‘안경’이라는 개인적 상징을 중심으로, 자아의 해석과 타인의 시선을 은유하는 회화적 실험이 펼쳐진다.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정체성의 형성과 흔들림’이라는 주제를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이 전시는, 젊은 세대와 동시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성적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은황의 작업 세계는 '응시'라는 회화적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안경 도상을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며, 이는 단순한 일상적 오브제를 넘어 정체성을 바라보는 프레임으로 기능한다. 안경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나를 가리고자 했던 유년기의 감정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자아의 또 다른 얼굴로, 그리고 내면의 혼란까지 수용하는 상징 장치로 확장된다. 흐릿한 안경들 사이로 드러나는 불분명한 시선은, 오히려 감정의 진폭과 존재의 흔들림을 더욱 날카롭게 드러낸다.
작품 속에는 작가의 어린 시절 자아를 상징하는 소년, 그리고 다정한 위로의 존재로 등장하는 강아지가 등장한다. 말없이 화면을 응시하는 두 존재는 기억의 조각이자 감정의 투영체로 작동하며, 단순한 회상 이상의 정서적 상징성을 획득한다. 그 장면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저마다의 유년을 떠올리게 하며, 응시와 기억의 구조를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이은황은 또한 익숙한 문화적 아이콘들을 차용해 콜라주하듯 변주한다. 바스키아, 고흐, 아인슈타인 등의 인물이 등장하는 그의 화면은 단순한 오마주를 넘어서, 작가 내면의 감정적 페르소나로 기능한다. 그들은 고정된 자아의 상징이 아닌,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유동적 존재들로 제시된다. 이와 같은 회화적 실험은 모방과 재해석, 이미지의 분해와 재구성이라는 현대 회화의 언어를 통해 구현되며, 관객과 작가 사이의 정서적 공명을 유도한다.
청담 보자르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은황 작가의 가장 내밀한 회화적 언어를 소개한다. 전시는 단지 시각적 감상에 그치지 않고, 자아에 대한 성찰과 관계 속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사유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현실과 초현실, 개인적 기억과 집단적 상징이 교차하는 상상의 회화적 공간 속에서, 관람객은 저마다의 내면을 투영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