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기회의 관습에 익숙한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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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관습에 익숙한 비둘기

 

교회당의 무거운 종이, 어둠을 울 때

첨탑의 비둘기는 하늘이 아닌

땅을 향해 내려 앉는다

 

새벽을 향한 종소리는

결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경험에 의해,

 

날개는 하늘이 아닌 아래를 향한다

 

우연한 귀결이,생존의 기회가

되는, 불안의 전망만이 유일한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보고 행동할 뿐

 

어떤 기적도-

요행도-

조류의 역사엔 일어나지 않는다

 

어디쯤일까

어디에 우연히 떨어진 씨앗이나

인간들이 먹다 만 빵부스러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어른이나 아이들이

친화를 보이며 내미는 과자봉지나-

 

그러나 그것은 단지

비둘기의 행태동작을 감상하기 위한

미끼이거나 수작일 뿐

 

자선이 아니고,

배려가 아니고,

사랑이 아니다

 

기회의 관습에 익숙한 부리로

비둘기는 모이를 좇는다

단순한 의지의 흐름에 따라

 

움직일 뿐...

 

성경을 읽을 필요도-

예배를 볼 필요도-

설교를 들을 필요도-

 

헌금과,

봉사와-

선행도...또한 더더욱 위선도...없이

 

다만...

 

교회당의 무거운 종이 어둠을 울때

첨탑의 비둘기는 하늘이 아닌

땅을 향해 내려 앉는다-오늘도-

 

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기회의 관습에 익숙한 비둘기'
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기회의 관습에 익숙한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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