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박물관·미술관 주간’이라는 이름 아래 전국 각지에서 문화와 예술이 융합되는 실험이 이어지는 가운데, 충청북도 청주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독창적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쉐마미술관이 충북대학교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 '두루봉에서 툭툭, 톡톡 : 미래를 그리다'가 그 주인공이다.

‘두루봉’은 단순한 지명이 아닌 상징이다. 고대 유물이 출토된 이 지역의 이름을 통해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정체성과 예술적 상상력을 접목시켰다. ‘툭툭’과 ‘톡톡’이라는 의성어는 재료를 두드리고 만지며 생기는 감각의 언어이자, 시간과 문명을 매개하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두루봉에서 툭툭, 톡톡 포스터-사진 쉐마미술관 제공
두루봉에서 툭툭, 톡톡 포스터-사진 쉐마미술관 제공

이번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가 주최하는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뮤지엄×즐기다’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되어, 지역의 역사성과 현대미술의 창의성이 만나는 장을 마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첫 번째 프로그램 ‘툭툭–현대적 곡식 드림캐쳐’는 충북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한 고고학적 보물 ‘소로리 볍씨’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1만 년 전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이 볍씨는, 참여자들에게 생명의 기원과 곡물의 물질성을 탐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연계 전시는 쉐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설숙영 작가의 초대전이다. ‘도자회화’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개척해 온 작가는 유약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구현하며, 전통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관객의 호평을 얻고 있다.

쉐마미술관 ‘설숙영 작가’ 전시 관람 사진-사진 쉐마미술관 제공
쉐마미술관 ‘설숙영 작가’ 전시 관람 사진-사진 쉐마미술관 제공

참여자들은 다양한 곡물을 소재로 삼아 자신만의 드림캐쳐를 제작하며, 고대의 생명성과 현대의 예술 감각을 직접 경험한다. 이 체험은 단순한 만들기를 넘어 시대와 문명을 잇는 예술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오는 5월 15일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프로그램 ‘톡톡–고대의 물질, 현대의 도구’는 도구의 기원을 상상하고, 미래적 상상력을 더한 창작활동으로 이어진다. 참여자들은 고대인의 도구 사용 방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미래 도구’를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이는 기술과 예술, 역사와 상상력이 결합하는 융복합 예술교육의 좋은 사례로, 미래 세대에게 창의적인 사고력과 문화적 감수성을 함께 길러줄 것으로 기대된다.

쉐마미술관'툭툭–현대적 곡식 드림캐쳐' 가족 참여 사진-사진 쉐마미술관 제공
쉐마미술관'툭툭–현대적 곡식 드림캐쳐' 가족 참여 사진-사진 쉐마미술관 제공

본 프로그램은 5월 31일까지 쉐마미술관과 충북대학교박물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일부 회차는 조기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들은 양 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문화의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모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형 교육을 넘어 지역문화자산의 재해석과 현대적 창조의 경계를 넘나드는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쉐마미술관의 이번 기획은 지역 미술관의 사회적 기능과 공공성을 되묻는 중요한 계기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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