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인 미학산책] 장식론 Ⅳ

직접 생기는 경우  - 장식미술, 기구(器具), 건축
장 식   (내면의 미) - 자연의 형을 상상하는 길 - 상상의 길
자연의 형과 미의 기억을 대조로 하는 길 - 사실적 장식

   장식의 길은 이같이 세 개로 나눌 수 있지만, 전혀 상상도, 기억도, 자연의 미도 완전히 빌리지 않고, 형을 장식화할 수 있는 것이 내면의 미이다.

   사실의 경우일지라도 작가는 대상에서 무형의 이미지를 보기 때문에, 그 무형도 객관적으로 엄존하고 있는 것임으로 작품의 내적 심미(審美)에 의해 그것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에게 전 하면 좋겠지만 장식 또는 상상의 길에 있어서 이 무형은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전혀 주관적으로 내면의 미를 나타낸다. 그래서 유심적인 느낌을 느끼게 된다. 

[박명인 미학산책] 장식론 Ⅳ-김한정 기자
[박명인 미학산책] 장식론 Ⅳ-김한정 기자

마음을 붓에 전달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선에서도 전해지지만 그 선과 선이 교차하는 방법에서 일으키는 감명은 분명히 이 무형인 것이 있는가 없는가, 무형인 것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인가 아닌가를 말한다. 그것은 무형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손도 필연적으로 그 느낌을 나타내는데 옮겨지고, ‘내면의 미’의 심판이 그 선의 운행과 교착의 정도 등을 유기적으로 감독하기 때문이며, ‘내면의 미’가 있으면 손이 그것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갖고 마음을 그린다’는 것은 결코 미신적인 신비주의가 아니다. 장식의 길 또는 상상의 길이 미술로서는 사실의 길에 비교해서 특수한 성질의 길인 것을 부언할 필요가 있다. 사실론에서도 기술했지만, 사실에 있어 서 미술가는 대개 선악과 함께 리얼리스트인 것이 많으며, 미술은 ‘내면의 미’의 발로인 동시에 모방성 또는 조형의 본능으로부터 생긴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인간은 내면으로부터 미에 대해 눈 뜨기 전부터 이미 사물을 모방하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과 내면의 미와 일치해서 처음으로 미의식도, 예술적 심경도 깨닫는 것이 지극히 통례이며, 처음부터 내면의 미와 그 상상이 발달해 있는 것은 오히려 특수한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식미술이 장식의 길에서도 가장 순수하게 직접적으로 내면으로부터 장식이 생겨 나오는 것에도 불구하고, 다른 상상 또는 기억 등의 중개(仲介)에 의한 길처럼 유심적 영역이 없기 때문에 인간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치우친 부분적인 길이 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가 장식 의 길과 사실과의 관계에도 있다. 물론 장식의 길일지라도 순수한 장식미 술을 들여다보고 상상 또는 기억의 길에 있어서는 사실과 같이 깊은 유심적 영역으로 작가는 전심(全心)으로 몰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유심적 영역 이 갖고 있는 느낌의 복잡함에 이르러서는 상상의 길은 사실의 길에 한 걸음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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