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성 개인전, 더 트리니티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최
렌티큘러와 회화가 교차하는 다층적 시선의 실험, 6월 28일까지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더 트리니티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대표 박소정)에서는 오는 6월 28일까지 배준성 작가의 개인전 'The Art Room : The Costume of Paint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작가가 심화해 온 핵심 연작 ‘The Costume of Painter’의 연장선상에서, 세계 유수 미술관들의 전시실을 회화적 공간으로 재구성한 신작들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배준성은 고전 회화에 현대적 시선을 교차시키며 '보는 행위' 자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특히 렌티큘러라는 매체를 통해 고전 명화의 표면 아래 현대 여성의 이미지와 몸짓을 중첩시킴으로써, 관람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작품의 유기적 구성 요소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고정되어 있던 응시 질서를 전복시키고, 관람자와 작품 사이의 관계를 유동적으로 재해석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대표 작품 중 하나는 에두아르 마네의 문제작 '올랭피아'를 오마주한 작업이다. 19세기 살롱전에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이 작품은, 티치아노의 이상화된 비너스를 뒤집어 실존하는 여성의 직설적 시선으로 응시의 위계를 전복한 바 있다. 배준성은 '올랭피아' 옆에 자신의 렌티큘러 이미지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동시대 동양 여성의 시선을 또 하나의 층위로 삽입한다. 이 과정은 고전과 현대, 서구와 동양, 수동성과 능동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복합적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박소정 대표는 “The Art Room : The Costume of Painter는 고전과 동시대, 회화와 사진, 고정된 시선과 변화하는 움직임 사이의 간극을 한 프레임 안에 불러들이는 시각적 실험”이라며 “작품 속 미술관은 정지된 듯 보이지만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풍경으로 변주된다. 무대 위를 걷듯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장면은 새롭게 펼쳐지고 해석은 확장된다”고 전했다.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변화하는 장면을 경험하며, 작품과 자신 사이에 생성되는 긴장과 대화를 통해 보다 입체적인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지된 고전 회화 위에 살아 있는 현대적 움직임을 겹쳐놓은 배준성 작가의 독창적 시도는, 전통적 미술 감상의 방식을 새롭게 확장하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더 트리니티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리며, 전시 관람은 사전 예약 없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