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윤 개인전 '단색의 미학 속 숨결과 회복의 이야기'

[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서양화가 오지윤 작가의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가 2025년 4월 25일부터 5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장애인의 달’을 기념하여 마련된 특별한 자리로, 작가는 바다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내면의 회복 가능성을 사유하는 감동적인 시선을 펼쳐낸다.

전시의 타이틀이자 핵심작인 '해가 지지 않는 바다'는 길이 약 15미터에 이르는 대형 회화 작품으로, 반복된 붓질과 수많은 층위를 통해 바다의 빛과 숨결을 담아낸다. 단색과 단순한 구성 속에서 오지윤 작가는 삶의 고통, 연민, 그리고 치유의 가능성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작가는 “작품 속 여백은 관람객이 각자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남겨둔 공간”이라고 말하며,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여백은 단순한 비움이 아니라, 관객의 기억과 감성이 스며드는 장소로 기능한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외국관 공식 초청 작가로 선정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오지윤 작가는, 단색회화의 전통 위에서 자신만의 미학적 언어를 구축해오고 있다. 비엔날레 본부 큐레이터 나탈리아 그리니우크(Natalia Gryniuk)는 그의 작업을 “장인정신과 수행적 태도가 깃든 예술”이라 평가한 바 있다.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미술평론가 홍가이 박사는 “한국 단색화가 매체의 평면성과 반복에 주목해 왔다면, 오지윤 작가는 반복된 행위를 통해 정신적 몰입과 집중의 차원으로 나아간다”고 말하며, 단색화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작가로 주목하고 있다.

오지윤 작가의 작품은 단지 색의 미학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작업을 불평등한 세상을 견디는 하나의 수행이라 말하며, 세상에 대한 깊은 인식과 상처를 품은 감수성으로 자신의 세계를 그려낸다. 단색의 반복은 체념이 아니라, 응시와 회복의 시간이다.

작가는 삶의 상처와 침묵을 응축한 단색의 화면 위에서 관람객이 자신을 마주하고, 잊고 있던 감정을 꺼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전시는 관람자에게 각기 다른 기억과 슬픔, 기쁨과 희망을 소환하게 하는 무대로 기능하며, 그 안에서 조용한 위로와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오지윤 개인전 '해가 지지 않는 바다', 예술의전당에서 개최-사진제공 오지윤 작가

'해가 지지 않는 바다'는 단순한 회화적 실험을 넘어, 삶의 이면과 회복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정신의 풍경이다. 해는 지지 않는다. 바다는 그 빛을 오래도록 머금고 있다. 오지윤 작가의 세계는 침묵 속에서도 뜨겁고, 단조로움 속에서도 치열하다.

이번 전시는 단색화의 미학과 치유의 힘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회화가 어떻게 삶의 고통을 마주하고 승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관람객 각자의 삶에 작은 여운이 되어줄, ‘해가 지지 않는 바다’로의 여정이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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