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가수 치즈(CHEEZE)(멤버 달총)가 약 10년 만에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앨범에는 따사로운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10곡으로 채웠으며 각 트랙마다 다른 색깔을 나타내며 앨범 발매를 기다려온 팬들의 목마름을 적셔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치즈(달총) 두 번째 정규앨범 '잇 저스트 해픈드'(It just happened)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데뷔 14년 만의 첫 쇼케이스인만큼 3곡의 무대를 통해 치즈의 다양한 음색을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 앨범은 1.5집이었던 '플레인'이후 무려 10년 만에 발매되는 정규 앨범이다.
치즈(달총)는 "지금 많이 떨리고 이런 쇼케이스가 처음이라 신기한 상황이에요. 전에는 너무 많은 준비 과정이 있다 보니까 오히려 발매 날에는 좀 차분해지는 경향이었다면 이번에는 기대감도 있고 긴장감도 있는데 스스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나중에 실망이 클수도 있어 저 스스로 다독이고 있어요"라며 첫 쇼케이스를 맞은 심경을 전했다.
타이틀곡 '그렇게 됐어' 무대 후 치즈(달총)는 "관객분들 앞에서 부르는 것보다 더 떨리는데(웃음) 사실 영케이 님과 함께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목소리만으로도 부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구요.마음에 들어하셨으면 좋겠네요"
치즈(달총)의 정규 1집은 2013년 4월 발매된 '레시피!'(Recipe!)였고 1.5집은 '플레인'(Plain)은 2015년 5월 발매되며 2년 걸렸지만 나머지 0.5를 채우는데 있어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린 이유를 들어봤다.
"네, 치즈가 1인체계로 바뀌고 난 다음에 뭔가 저 혼자 이끌어가는 치즈만의 색깔을 조금 구축해 나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아요. 중간에 EP나 싱글, OST 등 작업을 해나가면서 단단히 다져나갔던 것 같은데 이 정도면 하나로써 더 완벽해지고 완성됐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앨범이 된 것 같아요. 이제 치즈로서의 모습을 딱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규 2집 앨범 타이틀이 영어인 'It just happened'인데 어떤 의미를 담았을까요.
"타이틀곡 '그렇게 됐어'는 앨범 작업 중 가장 먼저 쓴 곡이에요. 처음 가볍게 뭔가 모임에서 커플이 생기거나 하면 '아 너네, 뭐야?' 하는데 당사자들은 그 전에 수많은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 아 그렇게 됐어'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되게 많은데 이 표현을 사랑해서 쓸 수도 있고 어떤 자전적인 의미나 그런걸로 쓸수도 있겠지요. 준비하는 과정이 그냥 된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된 결과물이더라구요. 그래서 이거를 통째로 뭔가 아우를 만한 제목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들어 'It just happened'이라고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순간들이나 고민했던 주제들이 있었는지 묻자 치즈(달총)은 "음악하시는 분들이나 연예계에 있으신 분들은 이런 고민이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앞으로 성장할려면 어떻게 바뀌어 나가야 되는지에 대한 중간 지점에서 지금의 사람들을 위해서 이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 모습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내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 좀 더 도전을 할 것인지에 항상 고민을 하는데 이번에도 그 점이 컸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아요"라며 "이전 음악 작업을 할때 한 프로듀서와 앨범 통채로 작업을 했다면 이번에는 앨범의 방향성에 대해 같이 고민해준다거나 주춤해 있으면 '너 좀 더 앞으로 가도 돼' 라며 응원을 해주시고 제가 뭔가를 할 수 있게 조언을 주신 분들이 많아 고민하다가도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앨범 '잇 저스트 해픈드'는 타이틀곡 '그렇게 됐어'(feat. Young K(DAY6))를 포함해 어쿠스틱 기타의 따스한 패턴 위로 빈티지한 드럼과 베이스가 조화를 이룬 첫 트랙 '비긴'(Begin), 앙큼한 고백을 담은 가사와 이국적인 연주가 돋보이는 '작전명 하이볼', 스텔라장이 랩 피처링으로 참여한 중독성 강한 신스팝 '링링'(RingRing), 사랑스러운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곡 '집 데이트', 우리의 추억이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그대로 간직하자는 아련한 스토리를 담은 곡 '눈으로만 보세요', 포근한 달총의 보컬이 감성을 채워주는 포크 발라드 '브리즈'(Breeze), '그 해 우리는', R&B/소프트 펑크 트랙 '마스크 걸'(Mask girl),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발라드 트룰리'(Truly)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10곡을 채웠다.
수많은 곡들 중에 '집 데이트'를 선공개하자 결정하신 이유 있었을까요?
"이전 치즈의 익숙함과 어 '치즈가 이런 댄스 장르도 조금 할 수 있네'라는 그 중간 지점을 제일 잘 보여주는 곡 같아서 이걸로 약간 먼저 드셔보시고 괜찮으시면 한번 들어주세요 라고 약간 이런 느낌으로 음식으로 보면 살짝 '찍먹'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라며 "고양이와 강아지 같은 연인이 있는데 강아지 같은 애인이 계속 나가자고 '나가서 놀자'고 하는 반면 고양이 같은 애인은 '나는 너랑만 있어도 좋아, 그냥 집에서 놀면 안될까' 하는 그런 내용의 곡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래서 그런지 뮤직비디오 내용도 커플이 이 악물고 밖에 안나가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더라구요. 제가 뮤직비디오 감독님한테 뭔가 왠만해서는 집에서 다 했으면 좋겠다 했고 처음에는 낚시도 있었어요. 이건 구현하기 힘들것 같아 캠핑으로 바뀌었지만 정말 스윗한 곡이 탄생했답니다"라고 부연했다.
치즈(달총)의 음악 세계는 뭔가 '듣기 너무 좋다'라는 느낌이 항상 있는 곡들이 나오는데 이런 로맨틱한 무드와 함께 트렌디함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과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일단은 이 악물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다 보니까 바뀌는 트렌드를 따라가기가 좀 버겁긴 해요. 그래도 노력을 하고 있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치즈의 감성 노래가 있을거라고 분명 생각해요. 곡을 쓸때 그런 감정은 안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5% 정도는 저의 그런 성향이 들어가고 95%는 듣는 이들을 생각하면서 어떤걸 좋아할까 생각하면서 가사를 써요. 그런 면에서 들으시는 분들이 모르고 들었어도 '어 노래 좋다. 와닿는다' 라는 게 이런 노력이 있기 때문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요"
치즈는 타이틀곡 '그렇게 됐어'의 피처링 작업에 데이식스의 영케이가 함께 하며 곡의 완성도를 높였는데 4~5년 전 유튜브 라이브 콘텐츠를 함께 한 인연으로 하게 됐는지 묻자 그는 "그때 라이브 촬영으로 처음 뵙고 간간이 라디오의 게스트로 만나 봤는데 너무 유쾌하시고 성격도 좋으세요. 뭔가 친해지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제가 내향형 인간이라서 그런데 전에 치스비치라는 그룹을 했었는데 거기 막내 박문치 씨가 영케이 님이랑 함께 작업을 하면서 연이 있었어요. 박문치 친구한테 오작교 역할을 부탁했고 연락처를 물어봐서 피처링을 부탁했는데 너무 흔쾌히 해주신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어요"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영케이 님과의 목소리 톤 궁합은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영케이 님은 알맹이가 강하고 뭔가 뚝심 있는 목소리인지라 곡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데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많은 수록곡 중 '작전명 하이볼'이라는 곡은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 보였다. 이 곡에 대해 치즈(달총)는 "이 곡은 썸남 썸녀 이야기에요. 내가 하이볼 레시피를 배웠는데 내가 너를 오늘 우리집으로 초대해서 하이볼을 만들어 줄게 하면서 분위기도 만들고 사이를 좁히기 위해 하이볼아 잘 부탁해해서 '작전명 하이볼'이에요. '우리 집에서 하이볼 할래' ~ 2025년 새로운 기조를 탄생시켜보길 기대해요"
스텔라장과 협업한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인 '링링'에 대해 치즈(달총)는"제가 콜포비아에 대해서 쓰고 싶었어요. 저는 콜포비아가 있는 사람은 아니고 오히려 전화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주제로 곡을 쓰고 싶더라구요. 이것을 조금 귀엽고 사랑스럽게 연관시켜 너한테 전화만 오면 나는 얼음이 돼버려 이런 톤으로 곡을 썼는데 감사하게도 스텔라장이 랩이랑 노래로 가사를 써줘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이 곡이 마지막에 나온 곡이에요"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스텔라장의 앨범도 4월 초에 나온지라 제 곡에 대한 도움을 선뜻 하기 쉽지 않은 시기였는데 너무 흔쾌히 해준다고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이 곡은 2시간 만에 끝났는데 전에 치스비치 때도 곡 작업 진행을 빨리빨리해서 랩이나 가사 작업이 초스피드하게 끝난 에피소드가 있네요. 사실 저나 스텔라장이 평소에 텐션이 막 높고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물론 무대에 오르면 좀 올라기긴 하지만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치즈의 곡은 살아가면서 겪는 감정이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는데 있어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는지에 대해 묻자 "곡이나 앨범을 만들거나 뮤비를 만들 때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곡 편곡이 과해지면 가사는 그에 비해서 조금 더 쉽고 전달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들어도 뭔가 공감이 될 수 있게 너무 개인적인 얘기는 오히려 좀 녹여낼려고 조금 어렵더라구요. 중립적인 입장이나 좀 열려있는 결말로 많이 쓰려고 노력해요"
2010년 4인조 밴드로 시작했던 치즈는 밴드 내부 문제로 인해 2인조로 개편됐고 2017년 밴드 창설 멤버이자 리더였던 구름이 솔로 활동을 이유로 빠지면서 현재의 1인 체제로 개편되어 이어오고 있다. 정규 2집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모처럼 나온 정규 앨범이기에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치즈(달총)는 "1인 체제로 개편된 것은 8년 정도 됐네요. 다인 체제는 확실히 장단점이 있어요. 사람이 많으면 아이디어도 되게 많지만 한길로 같이 가기에는 조금 어려워요. 의견충돌도 있고 뭔가를 정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요. 지금의 1인 체제는 제 입맛대로 할 수가 있죠. 길을 정해서 할 수가 있지만 거기에는 굉장한 용기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책임감이 무척 강해요. 앨범을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책임도 지고 싶구요. 1인 체제로 바뀌고 나선 음악적인 것보단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평가가 더 많았어요"라며 "그것 때문에 상처를 안 받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구요. 1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것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 해서 이거(치즈)를 가지고 가겠다고 한 것이고 책임지고 싶은 거에요. 이 결정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옆에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굉장히 중요해요. 저답게 앨범 작업을 해나갈 수 있고, 계속하고 싶어요. 물론 어떤 앨범이든 발매를 하면 기대를 하죠. 큰 기대를 가졌다 실망할 수 있어 컴다운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전했다.
"차트인은 하고 싶어요. 단타로 올랐다 금방 내려오는 그런 것 말고 높은 순위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차트에 머물렀으면 해요"
14년의 음악생활, 하지만 아직도 길거리를 너무 편하게 다니고 있답니다. ㅎㅎ 오랜 가수 생활이지만 아직 음원보다는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힌 치즈(달총)였다.
"치즈의 노래는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작 노래 부른 저는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모두의 꿈인 것처럼 나는 몰라도 내 노래가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런 시대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저 자신을 좀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중이 원하는 나와 내가 원하는 나 사이의 고민, 그 고민의 귀결이 결정은 어땠으며 대중이 바라보는 나는 어떻다고 생각되는지 ... "처음 치즈를 시작했었을 때 다같이 모여서 '우리가 좋은 음악을 하자'라는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처음 시작을 했었을 때 그리고 1인 체제가 되고 난 다음에 다인 체제 때 같이 활동했던 몰로같은 경우는 아직도 생일 때마다 책을 선물해줘요. 그 책 선물에 편지를 써 넣어주는데 항상 잊지 않고 해주는 말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에요. 물론 저도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과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안에서 되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라며 "사실 저는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을 어느 정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구요. 그래서 그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라는 결론으로 지금은 편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데 대중이 바라보는 나에 대해서 사실 궁금해요. 너무 물어보고 싶은데 제 얼굴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달총이라는 이름이 굉장히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거구요. 너무 대충 지은 이름인데 아직까지 쓸줄은 저도 몰랐네요"
한편 치즈는 오는 5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신한카드 SOL페이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2025 치즈 단독 콘서트 It just happened(잇 저스트 해픈드)'를 개최한다. 지난해 7월 열렸던 '우릴 머금던 바다' 이후 약 10개월 만에 콘서트 개최 소식을 전한 치즈는 이번 공연을 통해 봄 향기를 가득 담은 세트리스트를 선사, 관객들의 힐링을 책임질 전망이다. 물론 이번 정규 2집의 수록곡들도 무대에서 공연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