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에서는 2025년 4월 17일부터 30일까지 윤은숙 작가의 개인전 '우주산수'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자연과 우주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 안에 내재한 생명력과 조화를 시각화하는 시도로,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구현된 회화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윤은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나 소재가 아닌 ‘비인간적 존재이자 생명체’로 접근한다. 인간, 동물, 식물, 미생물이 하나의 생태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하듯, 작가는 그 모든 존재가 우주라는 큰 틀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자연은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공명’의 대상이며, 우주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또 하나의 생태적 시간과 공간이다.

포스터-사진 윤은숙 작가제공
포스터-사진 윤은숙 작가제공

전시의 제목인 ‘우주산수’는 전통 동양화의 산수개념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자연과 우주의 본질적 관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겹겹이 쌓아 올린 색과 질감, 흐르는 듯한 붓의 결은 마치 자연의 숨결을 그대로 옮긴 듯하며,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통하는 생명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4년 ‘너머 깃든’ 시리즈와 함께 2025년의 신작이 다수 공개된다.

'숲의 정령'(31x31cm, 혼합재료, 아크릴 캔버스)에서는 작고 밀도 높은 화면 속에서 숲의 생명력이 정령처럼 피어오르며, '스며들다'(116.8x72.2cm, 혼합재료, 아크릴 캔버스)에서는 자연의 기운이 천천히 인간의 내면으로 녹아드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대형 작품인 '하나의 생각'(193.9x336.3cm, 혼합재료, 아크릴 캔버스)은 우주의 거대한 움직임과 그 안의 존재들이 하나로 응축되는 철학적 세계관을 제시하며, 이번 전시의 중심축을 이룬다.

윤은숙_하나의_생각_193.9×336.3cm_혼합재료,_Acrylic_on_canvas_2025-사진 윤은숙 작가제공
윤은숙_하나의_생각_193.9×336.3cm_혼합재료,_Acrylic_on_canvas_2025-사진 윤은숙 작가제공

윤은숙 작가는 작품 속에서 ‘자연의 언어’를 해석하고, 그 언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본질적 감각-삶의 리듬, 존재의 이유, 공존의 의미-를 상기시킨다. 그의 회화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하나의 사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자연과 우주의 조화 속에 스며든 윤은숙 작가의 깊은 시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를 조용히 들여다보는 이번 전시는, 관람자에게 우주적 울림과 깊은 성찰을 선물할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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