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4월 17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화랑미술제에서 미광화랑(대표 김기봉이 소개한 두 작가, 부산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 김홍석과 신진 작가 아세움의 작품들과 전시된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통과 실험, 추상과 은유, 시간과 존재에 대한 감각적 사유가 응축된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형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미술의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 -사진 김한정 기자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 -사진 김한정 기자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는 “이번 전시에는 부산의 추상미술 1세대인 김홍석 작가의 1970~1980년대 귀한 작품 4점을 출품했다”며, 그 중요성과 재조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홍석은 1978년 인도 트리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한 세계적 작가로, 당시 한국 추상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부산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 김홍석 작품-사진 김한정 기자
부산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 김홍석 작품-사진 김한정 기자
부산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 김홍석 작품-사진 김한정 기자
부산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 김홍석 작품-사진 김한정 기자

김 대표는 “캔버스 위에 실밥을 덧입히거나, 한지 위에 실을 올린 후 띁어내는 방식은 지금 보아도 시대를 초월한 미감을 보여주는 조형적 실험”이라며 “단색화가 대두되는 오늘날의 화단에서 김홍석 작가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 화랑미술제, 미광화랑이 선보인 작품들-사진 김한정 기자
2025 화랑미술제, 미광화랑이 선보인 작품들-사진 김한정 기자
2025 화랑미술제, 미광화랑이 선보인 작품들-사진 김한정 기자
2025 화랑미술제, 미광화랑이 선보인 작품들-사진 김한정 기자
2025 화랑미술제, 미광화랑이 선보인 작품들-사진 김한정 기자
2025 화랑미술제, 미광화랑이 선보인 작품들-사진 김한정 기자

그는 이어 “그동안 주로 미술관 위주로 소장되던 작품들이 이번 화랑미술제를 통해 일반 대중과도 조우하게 된 것 자체가 의미 깊다”며 “작품이 지닌 독창성과 시간성이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은 이는 신진작가 아세움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주제 아래, 현대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가면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그의 작품은 감각적인 색채와 초현실적 이미지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아트코리아방송 이승근 관장-사진 김한정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이승근 관장-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 작가-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 작가-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은 “고양이를 처음 접했을 때의 낯섦과 이후 관계가 쌓이면서 발견된 내면의 다정함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신작 '마트료시카' 시리즈에 대해 “무한성과 다복을 상징하는 구조를 빌려, 획일화된 현대인의 외면과 잊혀진 내면의 자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승근 아트코리아방송 미술관장과의 인터뷰에서 아세움은 “외모 중심주의, SNS 과잉 소비, 성형 중독 등의 사회적 현상은 개인의 정체성이 잊혀지고 있다는 경고처럼 느껴졌다”며 “내 그림이 누군가의 본연의 얼굴, 본연의 감정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세움-마트료시카 1,2 Acrylic on canvas 72.7×116.8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마트료시카 1,2 Acrylic on canvas 72.7×116.8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몽상가7_Cat's Vacation 실크스크린 판화 57×70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몽상가7_Cat's Vacation 실크스크린 판화 57×70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화분과 고양이-UPCYCLING Acrylic on canvas 53×53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화분과 고양이-UPCYCLING Acrylic on canvas 53×53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은 오는 6월, 서울 강남 콜라보하우스에서 첫 개인전 '해방을 꿈꾸는 아세움의 행복한 몽상'을 연다. 본 전시에서는 100호 대작을 포함한 20여 점의 신작을 선보이며, ‘몽상’을 매개로 현대인의 해방과 위로, 희망을 표현한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아세움의 작업을 “고양이의 선천적인 행복감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진 초현실적 회화”라며, “살바도르 달리가 꿈의 세계로 관람자를 끌어들였다면, 아세움은 사막 속 고양이를 통해 희망의 오아시스를 그리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아세움-페스소나 1,2,3,4 Acrylic on canvas 30×30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아세움-페스소나 1,2,3,4 Acrylic on canvas 30×30cm 2025-사진 김한정 기자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미광화랑은 전통의 깊이를 지닌 김홍석, 그리고 미래를 상상하는 아세움이라는 두 축을 통해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중요한 지점을 제시했다. 김기봉 대표는 “오랫동안 소외된 한국 추상화의 보석과 동시대 감성에 눈뜨기 시작한 신진 작가의 가능성 사이에서 관람객이 다양한 해석과 감응을 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스 B09번에서 만난 미광화랑은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작품 너머의 이야기와 작가의 철학을 함께 전하는 자리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 미술의 전통과 실험, 사유와 감성이 교차하는 미광화랑의 행보는 이번 화랑미술제를 통해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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