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백자의 미감과 팝아트적 감성의 융합-글로벌 무대서 ‘한국적 팝아트’ 선보인다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한국 전통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이지영 작가가 오는 2025년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The Other Art Fair Chicago'에 참가한다. 세계적인 온라인 갤러리 '사치아트(Saatchi Art)'가 주관하는 이 아트페어는 전 세계 유망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을 소개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이지영 작가는 한국 작가로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독창적 시각을 선보일 예정이다.

Hope Moon Spring Lilac   2024SIZE  72.7cm x 72.7cm -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Hope Moon Spring Lilac   2024SIZE  72.7cm x 72.7cm -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이지영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한국화와 도예유리를 복수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며 탄탄한 전통미 기반의 예술 수업을 받아왔다. 그녀의 작업 세계는 조선시대 달항아리, 투각백자, 궁중 채색화의 문양들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고운 모래와 나이프 텍스처, 한국화 채색 기법, 자개와 스와로브스키 오브제까지 결합해 고전과 현대,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그녀가 꾸준히 탐구해온 주제는 단 하나, ‘어떻게 한국적인 미를 현대의 감각으로 표현할 것인가’였다. 특히 조선 백자의 상징성과 치유적 이미지에 매료된 작가는, 이를 콜라주적 회화로 변환하며 '백자투각달항아리'라는 독창적 형식을 탄생시켰다.

Blooming Moon Ancient Gold 2025 72.7cmx72.7cm Mixed Media on Korean Paper-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Blooming Moon Ancient Gold 2025 72.7cmx72.7cm Mixed Media on Korean Paper-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이번 시카고 아트페어에서는 이지영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Love Moon Rich Gold' 시리즈가 공개된다. 이 작품은 백자투각기법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대표작으로, 고전적인 백자의 선과 현대적 색채 감각이 어우러진 한국적 팝아트의 새로운 제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시리즈는 미국의 전설적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대표작 ‘LOVE’와 기묘한 감각으로 오버랩되며, 기호적이고 언어적인 조형 감성을 통해 사랑, 치유, 긍정, 희망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한다.

Gold Moon Prosperity 130cmx145cm. Mixed  Media on canvas 2025-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Gold Moon Prosperity 130cmx145cm. Mixed  Media on canvas 2025-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작가는 전통 회화에 사용되는 면상필 붓과 동양화 채색 기법에 기반해 화면을 구성하고, 표면 장식에는 도예 장식기법에서 차용한 철화, 진사, 투각의 조형적 원리를 응용한다. 그 위에 더해진 자개와 스와로브스키 장식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각적 은유로 작용한다.

이지영 작가의 화폭 속 달항아리는 단지 조형물의 표현을 넘어선다. 그녀는 “백자는 곧 사람의 마음을 안아주는 그릇이자 치유의 공간”이라 말하며, 보름달을 닮은 항아리 속에 자연, 감정, 사랑, 유토피아를 담아내고자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Love Moon' 시리즈는 고된 현실 속에서 관객들이 희망과 아름다움을 다시 찾는 계기를 마련하는 작품으로 읽힌다.

한국미의 현대적 재해석, 이지영 작가 시카고 아트페어 참가-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한국미의 현대적 재해석, 이지영 작가 시카고 아트페어 참가-사진제공 이지영 작가

그녀의 회화적 표현은 추상성과 구상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상징과 패턴, 감정과 정서, 언어와 기호로 조형적 대화를 이어간다. 동시에 한국화의 정갈함, 채색화의 풍부함, 도예의 질감이 조화롭게 녹아든 복합적 조형 세계를 이룬다.

이지영 작가는 AIAM국제앙드레말로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전통에 뿌리를 두되 현대적 재료와 미학을 가미한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일본의 미학자 야나기 무네요시가 언급한 ‘조선 도자의 정감미’를 신념처럼 간직하며, “한국적 정서와 미의식이 세계에 통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작품에 담아낸다.

 이지영 작가
 이지영 작가

이지영 작가의 작업은 ‘정감 어린 한국적 미감’과 ‘현대적 팝아트 감성’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조선 백자의 표면 위에 화려하게 피어난 감정의 흔적은 단지 아름다움을 넘어서 예술이 줄 수 있는 위로와 희망의 힘을 담아낸다. 동양의 정서를 품은 그녀의 화폭이, 시카고의 무대 위에서 전 세계 관객들과 또 다른 ‘공감’을 나누길 기대해본다.

 이지영 작가
 이지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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