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천 허필호의 한문서예 3분 강의] 예도무애(芸道無涯)-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석천 허필호

‘예도무애(芸道無涯)’

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이 신념으로 
평생 붓을 들었습니다.

도예, 서예, 회화, 조각까지
모든 예술을 넘나들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종합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의 글

‘예도무애(芸道無涯)’에는
끝없는 예술의 길을 향한
작가의 철학과 열정이 담겨 있다.

예도무애(芸道無涯)-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사진 김한정 기자
예도무애(芸道無涯)-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사진 김한정 기자

 

작가소개-
서예, 도예, 회화, 조각을 두루 아우르며 평생을 예술과 동행해온 석천 허필호 선생. 그는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예도무애(芸道無涯)’라는 사자성어를 꺼낸다. “예술의 길에는 끝이 없다”는 이 말은 단지 멋진 문장이 아니라, 그의 삶 그 자체다. 중학교 1학년, 우연히 시작된 미술의 길은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탐색 중’이다. 그는 말한다. “아직도 예술의 길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다.”

진주에서 태어난 석천 선생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조형과 정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1992년 경남 전통도자기 지정작가로 설정된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진주미협 지부장, 한국예총 진주지회 부회장, 한국미협 전통공예 초대분과위원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사)대한민국전통공예협회 이사장과 한국미협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삶의 표본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의 예술 여정은 어머니의 뜻에 따라 회화 대신 요업을 택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 길은 오히려 석천 허필호라는 이름을 공예, 도자, 그리고 서예의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나게 했다. 백자의 맑고 투명한 질감 위에 새긴 부적의 형상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선(線)과 기(氣), 조형과 정신성은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청자와 분청의 경계에서 그는 백자를 선택했고, 이는 단순한 재료의 선택을 넘어 예술적 철학의 결정이었다. 초기 부적 회화는 단순한 전사 작업에 머물렀지만, 그는 부적을 해체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조형언어를 탄생시켰다. 이는 전통을 현대화하고, 과거의 기호를 오늘의 미학으로 되살리는 예술적 혁신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파민 정덕상에게서 한국화를, 도연 김정 선생에게서 추사체를 사사받으며 서예의 정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아울러 체득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며 예술의 지평을 확장해온 그는 조각 작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혀, 개천예술제 50주년 기념탑 건립과 파성 설창수 선생의 흉상 제작, 밀양 조각공원 커미셔너 등으로 활약하며 입체 조형 예술가로도 그 진가를 드러냈다.

이번 영상은 그러한 그의 예술 철학을 담아낸 첫 장면이다. 붓을 들고 '예도무애(芸道無涯)' 네 글자를 써내려가는 장면 속에는 단순한 필획을 넘어, 평생을 예술과 더불어 살아온 한 예술인의 심경과 신념이 담겨 있다. 선 하나, 점 하나에 담긴 무게는 곧 ‘삶의 기록’이자 ‘예술의 경지’인 것이다.

석천 허필호 선생의 서예 연재는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예술의 철학과 정신을 전하는 장(場)이 될 것이다. ‘예술의 길에는 끝이 없다’는 그의 신념이 시대를 관통하며 새로운 감동을 전해주리라 믿는다.

예도무애(芸道無涯)-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사진 김한정 기자
예도무애(芸道無涯)-예술의 길은 끝이 없다. 사진 김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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