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임상빈, 최랄라 등 한국 작가들 주목… 'ULTIMATE' 섹션 첫 도입
[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국제 미술 경매 시장에서 꾸준한 영향력을 보여온 필립스옥션(Phillips Auction)이 오는 4월 10일, 런던 버클리 스퀘어에서 2025년 상반기 뉴나우(New Now)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다양한 작품을 출품하며, 한국 작가 김창열, 임상빈, 최랄라가 함께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이번 뉴나우 경매에는 터너상 수상자인 토니 크랙의 청동 조각 'Runner'(2009)'를 비롯해 조셉 예거, 제니퍼 귀디, 루돌프 스팅겔, 앤디 워홀, 그리고 한국 단색화의 거장 김창열의 주요 작품들이 출품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는 루돌프 스팅겔(Rudolf Stingel)의 'Untitled'(1989)'로, 작가의 대표 연작인 Silver Paintings의 중요한 한 점이다. 실버, 청회색, 메탈릭 그레이의 수직 스트라이프 아래 붉은 색감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이 작품은 회화를 ‘완성된 이미지’가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는 스팅겔의 실험적 시도를 잘 보여준다. 추정가는 한화 약 1억 5천만~2억 2천만 원(£80,000–120,000)이다.
또한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의 1979년 작 'Shadow'도 눈길을 끈다. 그의 Shadows 연작에 속한 이 작품은 로니 쿠트론이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형체 없이 남겨진 그림자와 빛의 조화로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탐구한다. 추정가는 한화 약 1억 1천만~1억 5천만 원(£60,000–80,000)이다.
이번 경매에서는 필립스가 2014년부터 추진해온 사진 중심 특별 플랫폼 ‘ULTIMATE’가 뉴나우 경매에 처음 도입된다. ‘ULTIMATE’는 작가의 대표작 혹은 희귀 작품만을 선별해 소개하는 섹션으로, 지금까지 70명 이상의 작가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으며, 60명이 처음으로 경매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번 ‘ULTIMATE’에서는 한국 작가 임상빈과 최랄라의 작품이 선정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임상빈의 대형 사진 작품 'Central Park 2'는 폭이 약 2미터에 달하는 작품으로, 수백 장의 이미지를 정교하게 조합해 하나의 초현실적인 풍경을 구성한다. 디지털 이미지 조작과 회화적 감각이 결합된 이 작품은 도시 환경과 상징적 공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담아낸 초기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추정가는 한화 약 2천 2백만~3천 4백만 원(£12,000–18,000)이다.
또 다른 한국 작가 최랄라의 2022년 작 'Lovers'는 오랜 Portra 800 필름을 사용해 촬영된 회화적인 사진 작품이다. 필름 특유의 거친 입자감과 불규칙한 색감이 감정의 밀도를 더하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자아낸다. 강렬한 색채와 감성적인 깊이로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허무는 최랄라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추정가는 한화 약 1천 8백만~2천 8백만 원(£10,000–15,000)이다.
이번 경매에서 김창열을 비롯한 한국 작가들이 주요 출품작 리스트에 포함되며,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필립스는 이번 경매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독창성과 작품성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뉴나우 경매 프리뷰는 4월 4일부터 필립스옥션 런던 갤러리(버클리 스퀘어)에서 일반에 공개되며, 4월 10일 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빛과 그림자,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예술의 현장 — 뉴나우 경매는 동시대 미술의 또 다른 ‘지금’을 이야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