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영동 회고전 '추상미술의 거장, 존재의 흔적을 새기다'

[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청주 네오아트센터가 개관 2주년을 맞이해 기획한 ‘2025 NEO 리빙아트페어’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故 조영동 작가(1933–2022)의 초대 회고전 '의식으로 가는 여행'이 4월 8일부터 5월 15일까지 4관에서 동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현대 추상회화의 역사 속에서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한 조영동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귀중한 기회다. 충북 음성 출신인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거쳐 공주교대와 성신여대에서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이자, 치열한 예술 수행자로 생을 살았다.

조영동 作_ 1. 본질(​本質) 시리즈, 점, 근원, 83x30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75-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 본질(​本質) 시리즈, 점, 근원, 83x30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75-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0. 공상(空-想) 시리즈, 65x53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0. 공상(空-想) 시리즈, 65x53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작가의 작업은 삶의 고통과 상실,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회화’라는 형식을 통해 치열하게 사유한 기록이다. 특히 딸을 먼저 떠나보낸 상실과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 그리고 급변하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 느낀 사회적 현실은 그의 작품에 깊은 내면성과 통렬한 감정의 파동을 부여했다.

그가 남긴 작품은 추상 표현주의에서 단색화, 물성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 사조를 넘나들지만, 그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고유한 형식성과 한국적 감성을 갖추고 있다. 거칠게 긁히고 쌓인 질감, 검은 심연에서 피어오르는 붉은 색채의 향연은 작가의 내면을 캔버스 위에 직접 투사한 것과 같다.

조영동 作_ 13. 공상(空-想) 시리즈, 66x54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3. 공상(空-想) 시리즈, 66x54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5. 공상(空-想) 시리즈, 92x73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5. 공상(空-想) 시리즈, 92x73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예술은 치유이고 희망이며 생명이다"라고 말했던 작가의 신념은, 이번 전시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의 작업은 단지 형식을 위한 추상이 아니라, 고통을 견디며 존재의 본질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여정이었다.

이번 회고전은 그의 대표작은 물론 생전에 전시되지 못했던 유작들도 함께 소개되며, 특히 작가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 조영동의 진솔한 모습과 작품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생생히 전달받을 수 있어 큰 기대를 모은다.

조영동 作_ 18. 공상(空-想) 시리즈, 92x73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18. 공상(空-想) 시리즈, 92x73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 1986-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21. 도시의 꿈(My city) - 유토피아(Utopia), 130x90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21. 도시의 꿈(My city) - 유토피아(Utopia), 130x90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사진 네오아트센터

네오아트센터 박정식 대표는 “故 조영동 작가의 회고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닌, 한국 현대미술의 정신성과 깊이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예술적 사색의 시간”이라며, “그의 치열한 예술혼이 관람객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남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회고전을 통해 조영동 작가가 남긴 고통과 치유, 존재의 의미를 향한 여정을 조용히 따라가며, 우리 또한 예술이 삶을 견디게 하는 깊은 이유임을 다시금 마주하게 될 것이다.

조영동 作_ 23. 토양, 인성, Pedogenesis(토양생성), 22x59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23. 토양, 인성, Pedogenesis(토양생성), 22x59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26. 자화상-에케호모, 60x90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作_ 26. 자화상-에케호모, 60x90cm, 캔버스에 유화, 혼합재료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인물 사진 (1933~2022)-사진 네오아트센터
조영동 인물 사진 (1933~2022)-사진 네오아트센터
2025 네오아트센터 리빙아트페어_SNS 3-2-사진 네오아트센터
2025 네오아트센터 리빙아트페어_SNS 3-2-사진 네오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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