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근혜갤러리 20주년 기념 특별전 'The Two of Us – 우리 둘'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청와대 춘추문 바로 옆에 자리한 공근혜갤러리가 2025년 개관 20주년을 맞아 세계 사진계의 두 거장을 초대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열리는 ‘The Two of Us – 우리 둘’ 전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과 핀란드의 '펜티 사말라티(Pentti Sammallahti)'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2인전으로, 현대 사진예술의 본질적 미학과 깊은 울림을 담아낸다.

1950년생 동갑내기인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하고 활동했지만, 공통적으로 ‘기억’과 ‘시간’을 주제로 일생을 사진으로 풀어낸 예술가들이다. 각기 다른 시선과 언어로 세상을 담아온 그들의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아날로그 사진의 미학과 내러티브의 힘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동심의 낭만과 환상을 조형한 연출 사진의 거장-
베르나르 포콩 – 꿈의 색채, 영화적 기억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은 1970년대, 사진에 연출의 개념을 도입하며 '미장센 사진'이라는 장르를 확립했다. 소년과 인형을 주인공 삼아 유년기의 기억과 낭만을 그려낸 그의 작업은 강렬한 색채와 자연광을 활용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베르나르 포콩_ 12번째 사랑의 방 12eme chambre d_amour 1985©Bernard Faucon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베르나르 포콩_ 12번째 사랑의 방 12eme chambre d_amour 1985©Bernard Faucon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베르나르 포콩_ 날리는 종이들_LES PAPIERS QUI VOLENT_1980_파리 퐁피두 미술관 작품 소장_©Bernard Fauc~-사진 공근혜 갤러리
베르나르 포콩_ 날리는 종이들_LES PAPIERS QUI VOLENT_1980_파리 퐁피두 미술관 작품 소장_©Bernard Fauc~-사진 공근혜 갤러리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여름방학’ 연작과 ‘사랑의 방’ 연작 중 20여 점의 오리지널 빈티지 작품이 출품되며, 특히 모로코 국왕이 소장한 1985년 작 ‘12번째 사랑의 방’도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고요한 찰나를 노래하는 시인의 시선-
펜티 사말라티 – 정적 속의 깊은 호흡

핀란드의 대표 사진작가 펜티 사말라티는 흑백 아날로그 필름을 통해 인간과 자연, 동물의 조화를 담아내는 작가다. 몽골, 러시아, 북유럽 등지의 고요한 순간들을 담은 그의 사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서정을 품고 있으며, “그의 사진은 하나의 시(詩)”라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찬사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1m가 넘는 대형 프린트의 대표작들이 작가 본인의 직접 인화로 전시되며, 유럽에서도 미술관급 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 한국 관객을 처음 찾는다.

펜티 사말라티 Przevorsk Poland 2005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_
펜티 사말라티 Przevorsk Poland 2005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_
Houston, Texas (two birds), 1998_펜티 사말라티 ©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Houston, Texas (two birds), 1998_펜티 사말라티 ©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공근혜갤러리는 국내에 사진을 미술의 한 장르로 정착시키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온 사진 전문 갤러리다. 이번 "The Two of Us – 우리 둘" 전시는 단순한 기념 전시를 넘어, 공근혜갤러리와 두 작가가 지난 20년 동안 함께 걸어온 예술적 여정의 결실이며, 사진이라는 매체의 본질과 깊이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자리다.

‘회화나 조각에 비해 덜 조명받았던 사진’이라는 인식을 넘어, 사진의 고유한 서정성과 예술적 깊이를 되새기는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사에서 사진이 갖는 위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펜티 사말라티 Fountain, Paris, 2011_ ©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펜티 사말라티 Fountain, Paris, 2011_ ©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펜티 사말라티 Helsinki (Embrace), 1983©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_
펜티 사말라티 Helsinki (Embrace), 1983© Pentti Sammallahti,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_

더 깊어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와 같은 장면을 담아낸 두 거장의 렌즈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기억이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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