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언 작가, 겨울 풍경 속 ‘마음의 결’을 담다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 ‘2025 Art Korea Global ART Fair’가 성황리에 막을 올린 가운데, 제주 풍경을 담은 사진으로 감동을 선사한 안진언 작가의 부스가 관람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안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표작 ‘선작지왓의 눈결’을 포함한 제주 한라산 일대의 겨울 풍경 사진들을 선보이며 “제주를 살아낸 시간 속에서 얻은 감동을 기록하고 나누는 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겼다.
눈 위에 서린 시간의 결, ‘선작지왓의 눈결’은 전시작 중 단연 관람객의 시선을 끈 작품이었다.
밤새 불어온 겨울 바람이 만든 켜켜이 쌓인 눈결 위로, 고요히 솟아 있는 한라산의 위엄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안 작가는 이 장면을 “내 마음을 가장 어렵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찍은 순간”이라 표현하며, 당시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라산의 신령한 기운을 담아낸 다양한 겨울 풍경을 선별했다. 밭담과 목장, 마을의 나무에 쌓인 눈까지, 제주 일상의 정취를 섬세하게 담아낸 사진들은 ‘풍경 너머의 감정’을 전달하는 창이 되었다.
사진작업에 있어 안진언 작가는 “핵심을 남기고 곁가지를 덜어내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김남규 지도위원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사진은 피사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라며 “사진은 많이 담는 것이 아니라 많이 비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피사체와의 거리에서 오는 절제는 그의 사진에 고요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특히 겨울 눈 풍경 촬영 시 “조리개를 한 스탑 이상 조정하여 눈의 결을 밝고 섬세하게 담는 것”이 팁이라며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도 구체적인 조언을 전했다.
사진작가로서의 길은 안 작가에게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삶과 믿음을 가다듬는 수행의 여정이기도 하다.
성안교회 사진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사진에 입문하게 된 그는 “카메라를 메고 집을 나서는 순간, 하나님이 오늘 나에게 어떤 선물을 주실지 기대하게 된다”며 사진이 신앙의 연장선에 있는 감성적 작업임을 밝혔다.
그는 또 “사진은 욕심보다 겸손함이 먼저여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좋은 작품은 얻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진은 마음의 결을 따뜻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안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결’이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눈결, 물결, 숨결처럼, 사진도 결국은 마음결을 어루만지는 작업입니다. 이 사진을 보는 분들의 마음 안에도 따뜻한 결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그는 이번 서울 전시가 제주 외 첫 단독 참여인 만큼, “인사동이라는 문화 중심지에 내 작품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고 떨렸지만, 진심을 다한 작업으로 전시에 임했다”며 감회를 전했다.
제주 이주 12년 차로, 그동안 20여 차례 이상의 전시에 참여한 안 작가는 “제주의 골목과 산야, 바다를 안 가본 데 없이 돌아다니며 배워왔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그간의 작업을 정리해 다시 서울, 특히 인사동에서 의미 있는 개인전을 열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진은 테크닉보다 마음이며, 작품이 잘 나오는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지만, 부지런한 발걸음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든다”며 사진을 꿈꾸는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작가 소개
안진언 작가는 제주도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로, 눈으로 덮인 한라산과 제주의 겨울 풍경을 중심으로 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앙과 일상, 자연에 대한 깊은 감수성을 바탕으로, 단순한 기록을 넘어 ‘마음의 결’을 전달하는 사진 작업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