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LEY KIM, 섬유 조형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아트코리아방송 = 최윤영 기자] 지난 2024년 12월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패션디자이너이자 섬유 조형예술가인 케일리 킴(Kelley Kim, 김미경)이 섬유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2025년 3월 14일, 아트코리아방송 미디어센터에서 김한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예술철학과 섬유디자인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나누었다.
케일리 킴은 섬유 조형예술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치유와 힐링'이다. 그녀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이며, 동시에 작품을 접하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감성적 안정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2024년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 개인전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삶의 휴식처, 안식처'를 의미하며, 그녀가 추구하는 예술적 가치를 담은 전시였다. 그녀는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따뜻한 봄 햇살과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했다. 니트 섬유와 자연 오브제를 활용한 조형작품뿐만 아니라, 향기와 사운드 요소까지 접목해 관객들이 오감을 통해 작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그녀는 이번 전시에서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색채와 김환기 작가의 점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런던에서 생활하며 호크니의 작품에서 강렬한 색채와 구성을 배웠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김환기의 점묘법에서 니트의 한 올 한 올이 점처럼 쌓이는 조형적 요소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예술적 요소가 그녀의 작품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독창적인 섬유 조형미술로 발전하게 되었다.
케일리 킴은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니트웨어 브랜드 'CROCHE'를 운영하며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패션이 단순히 상업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 가치를 탐구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믿었다. 특히, 전통적인 섬유공예가 자수나 조각보 같은 평면적 표현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그녀는 섬유를 입체적인 조형예술로 발전시키고자 했다.
그녀의 작품은 섬유가 가진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유지하면서도, 조형성과 예술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섬유가 단순한 소재를 넘어 감성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그녀는 조형적 접근 방식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2025년 2월 22~23일, 일본 큐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오이타 현립 미술관(OPAM)'에서 열린 한일 수교 60주년 초청 패션쇼 & 전시에 케일리 킴이 초청되어 패션쇼와 작품 전시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 그녀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를 기념하는 의미로, 니트 섬유를 활용한 패션 컬렉션과 섬유 조형예술을 선보였다. 8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그녀의 작품은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패션쇼에서는 그녀의 니트웨어 브랜드 CROCHE와 예술 작품이 조화를 이루며, 패션과 순수미술이 융합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무대가 되었다.
현재 그녀는 일본 큐슈 오이타현 벳푸에 위치한 오가닉 호텔 카페 라운지에서 한 달간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니트를 활용한 가구 디자인 및 패브릭 아트와 관련하여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논의 중이다. 그녀는 섬유가 단순한 의류의 소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감성을 전달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스툴, 의자, 패브릭 소품, 와인 굿즈 디자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인터뷰에서 케일리 킴은 “작가가 되는 과정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믿고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녀 또한 처음에는 패션과 예술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며 고민했지만, 공모전 출품과 전시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작가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어떤 장르의 예술이든, 자신의 감정을 담아 꾸준히 작업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오고,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배 예술가들에게 도전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케일리 킴은 단순한 패션디자이너가 아닌, 섬유 조형예술을 통해 감성과 조형미를 탐구하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패션과 조형예술, 그리고 감각적인 공간 연출까지 아우르며, 섬유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녀의 예술적 도전이 어떻게 확장될지 기대가 모아지며, 패션과 섬유 조형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그녀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