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오(Sophie Oh)의 작업, 감상자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신항섭 미술평론가
순도높은 색을 적절하게 쓰게 되면 시각적인 자극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맑고 청량한 이미지의 순색은 그 자체만으로 의식 및 감정의 정화가 가능하다.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깨끗한 물이 주는 청량감과 같은 효과가 있는 까닭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색채의 배열 또는 배색에 관한 세심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색채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명확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의 색채이미지는 안정적이고 짐짓 화려하다.
전체적인 균형 및균제를 도모하는 게 조형의 기술이다. 그의 경우 색채와 사이의 대립을 적절히 제어하면서 전체적인 조화의 미를 찾아가는 일련의 전개 과정이 세련되어 있다. 또한 곡선,기하학적인 평면과 표현적인 이미지 그리고 다양한 상징적인 기호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색채 포름이 돋보이는데, 색채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색채대비 및 조화가 인상적이다. 서로 다른 순색이 만나 서로의 존재감을 부추기는 형국의 색채포름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대체로 오방색을 기반으로 하면서 이차색이나 삼차색을 감각적으로 조합한다.
어느 작품이나 색채 조합 또는 대비에서 파탄이 없다. 이는 원색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소피 오의 작업은 원색적인 색채이미지를 기조로 하기에 시각적인 인상이 강렬하고 명료하다. 그의 작업에서는 곡선과 꽃이 자주 등장한다. 꽃은 아름다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선물,존경,사랑과 같은 의미도 있다.
그의 그림에서는 어느 특정의 존재에 대한 존경과 공양의 의미를 내포한다. 생과 소멸이라는 순환의 질서를 따르는 대자연의 법칙을 형상화하고 있기에 그렇다. 비록상징적이고 간결한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을지언정 이 세상을 좌우하는 어느 존재에 대한 성찰이 그림에 담긴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직설적인 언어나 표현이 아닌 상징,은유,암시와 같은 방식으로 자연과 현상계 그리고 인간 삶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살펴보았듯이 색채 조합과 대비,견고한 화면 구조 그리고 거침없이 전개되는 표현적인 이미지로 이루어지는 그의 작업은 완성도가 매우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