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인 미학산책 표현론 Ⅴ

   언어나 회화에 있어서의 표현은 객관적인 개념이었다. 그것은 표현행위에 관한 고전주의적인 사고방식에 기초를 두는 동시에 표현 미디어의  특질에서 유래하는 면도 있다. 거기에서 근대적인 주관적 표현개념에 연결되는 것이 최초로 나온다고 기대되는 것은 음악일 것이다. 장 쟈크 루소(Rousseau Jean Jacques)의 『음악사전』(1767)의 expression 항목을 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되고 있다. 

   ‘그것을 통해서 음악가가 전해야 할 모든 관념과 표현해야 할 모든 감정을 생생하게 느껴서 강력하게 나타내는 질. 곡의 표정과 연주의 표정이 있어서 양자의 협력으로부터 가장 강력하고 가장 기분 좋은 음악적 효과가 생긴다’.〈Rousseau Jean Jacques, Dictionnaire de la musique, p. 207〉

박명인 미학산책 표현론 Ⅴ
박명인 미학산책 표현론 Ⅴ

 

   정의에서 정의해야 할 개념이 나오는 것은 표현개념이 기본적인 반영이지만 양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감정표현은 가치적으로 중립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의되고 있는 것은 특별한 효과를 초래하는 질이다. 이 정의는 결코 이해하기 쉬운 것이 아니지만 그 이유는 양의적인 말에 있다. 다시 말해, 음악의 술어로서의 표정은 단순한 감정표현이 아니라 감정이나 관념(이것은 성악곡이나 자연묘사의 곡이 염두에 있는)의 어떤 특수한 표현법이다. 그것은 곡의 내용으로서의 감정이나 개념을 생생하게 환기력을 제시하는 표현법이며 회화에 관해서 보면 제2의 의미의 표정과 기본적으로 부합된다. 감정이나 개념은 회화의 묘사대상에 비교하면 주관적인 존재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오페라에서 노래가 나타내는 감정은 작중인물의 감정이고 자연묘사는 기악곡이 나타내고 있다. 관념은 그 정경에 속하는 것이며 제일의적(第一義的)으로 작곡가나 연주자의 것이 아니다. 장 쟈크 루소가 관념이라고 표현해야 할 감정을 음악가에게서 독립한 위상으로서 가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상의 언어ㆍ화상(畵像)ㆍ소리에 의한 표현의 개념이 서서히 주관적인 색조가 강해지면서 확인되어 왔지만 이를 매듭지어 일거에 논하고 있는 것이 스위스의 미학자 술저(Sulzer)의 사전 『예술의 일반이론』(1771-74)이다. 흥미있는 것은 술저 역시 이 세 개의 장르를 나누어서 논하고 있다. 우선 언어에 있어서의 표현에 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표현개념의 정의나 설명이 아니다. 뛰어난 문장표현이 갖추고 있어야 할 요건이며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확함(Richtigkeit)ㆍ명석함(Klarheit)ㆍ명확함(Bestimmtheit)ㆍ순수성(Reinigkeit), 이 네가지의 문법적인 옳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보편적인 요건이며 특수한 표현법이 아니다. 여기서 술저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작품의 구체상(具體狀)이며 표정이 아니다. 단, 그가 이것을 생생하게 한 문장표현을 위한 요건이라고 간주하고 개념으로서의 통일성을 인정하고 있었던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그는 회화에 대해서 구래(舊來)의 표정개념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에 관해서 아우스독(Ausdiruck)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은 인물(Figuren)이 생명ㆍ사상ㆍ감각을 보일 경우이다. 회화의 아우스독을 통해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정신이 보이게 된다’.〈Sulzer, Allgemeine Theorie der schnen Knste I, p. 264a〉

   이것은 바로 샤를 르 브룅이 기술한 표정의 개념이다. 계속해서 음악에 대해서 술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표정은 음악의 혼이다. 표정없는 음악은 단순한 기분 좋은 유희(Spielwerk)에 지나지 않는다. 표정에 의해 음악은 강력한 말(Rede)이 되고, 저항하기 어려운 힘으로 우리들의 마음에 제의해 온다’.〈Ibid., p. 271 b. 음악에 관해 Rede(변론)이 말하는 것은 바로크 음악의 특유의 수사학적 이론의 반영이다.〉

   이것도 장 자크 루소의 개념과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그리고 이 마력(Zauberkraft)의 유래를 논하고, 술저가 그것을 작곡가(Tonsetzer)의 혼에 위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도 루소와 상통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이 작곡자의 자질을 강조하는 말에 주관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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