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미사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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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상흔

 

불꺼진 방에서

소리없이 눈물 짓는 까닭은

세월 따라 변하는

사람들 마음 때문이 아닙니다.

 

들풀처럼 아무도 없는

쓸쓸한 나날이기로

서름이 사무쳐, 흔들리고 메말라

우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볼 수 없는 웃음 - 

눈을 감고 있어도

오지 않는 목소리 -

 

구름 머무는

푸른 맹세의 언덕에서

노을 든 옷깃을 마주하는

사무친 이름이

 

기미진 얼굴로

아 - 아 -

"당신이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다."며

수저를 내려놓는 그 안타까움에

 

세상밭 일구며

밤을 낮처럼 살아온

목숨일지라도 나는

불꺼진 방 미사의 그림 앞에서

 

소리없이 다만

가슴을 도려내는 것 입니다.

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미사의 상흔'
김규봉 시인의 심혼시 '미사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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