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2, 2025년 3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갤러리2에서 2025년 3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최수인 개인전 《들킨자 The Busted》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불편한 감정의 순간과 그 이면을 탐구하는 자리로, 회화 연작과 조각, 무대적 공간 연출을 통해 최수인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조명한다.
최수인은 이번 전시에서 ‘들킨자(The Busted)’와 ‘관찰자(The Observer)’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두 존재 간의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들킨자는 자신도 모르게 드러난 감정과 이를 인식하는 관찰자의 시선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인물이다.
작가는 “들킨자의 감정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외부의 개입에 의해 노출되며, 이를 포착하는 관찰자는 때로는 수동적이지만, 때로는 관계를 결정짓는 주체가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감정의 미묘한 균형과 긴장감은 작품을 통해 공간적으로 형상화된다.
최수인은 기존의 평면적 회화를 넘어 연작 구성, 조각, 설치적 요소를 활용한 무대적 연출을 시도한다.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작 회화로, 캔버스를 이어 붙여 파노라마형 풍경을 조성하며, 공간적 확장을 꾀한다.
푸른 바다와 주황-분홍빛의 나뭇가지들이 겹쳐지며, 자연과 감정이 중첩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들킨자〉 (2025)
회화가 아닌 조각을 활용한 첫 시도로, 입체적 무대 구성과 함께 감정의 물성을 탐구한다.
무릎을 꿇고 한 팔을 든 인체 형상을 통해, 들킨 순간의 긴장감과 감정의 동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울릉도의 거북바위를 모티브로 한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관람객이 먼저 뒷면을 보게 되는 구조적 반전을 시도한다.
목탄과 유화가 혼재된 질감 속에서, 그림을 관찰하는 동시에 그림에 의해 관찰되는 경험을 유도한다.
최수인의 회화 속 자연물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감정을 시각화한 형상들이다.
휘몰아치는 파도와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불편한 감정의 물리적 표현으로 작용한다.
특정한 형태를 띠지 않는 노란색 형체는 들킨자의 존재를 암시하며, 그 감정이 언어화되기 전의 순간을 포착한다.
작가는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관객이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촉각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도록 유도한다.
최수인의 작업은 회화가 '무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회화의 평면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무대적 연출을 통해 감각적 경험을 확장한다.
작품 속 ‘들킨자’와 ‘관찰자’는 명확한 경계를 갖지 않으며, 관객 또한 이 두 역할을 오가며 작품 속에서 감정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결국, 관계 속에서 드러나고 감춰지는 감정의 복합적인 구조를 탐색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외부와 상호작용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관계 속에서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 그 감정을 마주하는 우리는 누구인가? 최수인의 《들킨자 The Busted》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회화와 조각, 무대적 연출을 통해 감정을 공간적으로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