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 작가, 민화의 전통과 현대를 잇다

 

[아트코리아방송 = 최윤영 기자] 지난 2024년 12월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2024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민화대상을 수상한 신미경 작가는, 2025년 2월 28일 오후 1시가 넘은 시각 아트코리아방송 미디어센터에서 김한정 대표의 사회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깊은 소회와 작업 이야기를 나눴다.

신미경 작가,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 민화대상
신미경 작가,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 민화대상

수상 소감에서 신 작가는 “상 받는다는 것이 너무 과분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선생님들이 많음을 인식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민화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교수로 10년간 재직하며 30대 대부분을 교수 생활로 보낸 후, 가정사의 변화와 함께 우울감이 찾아오자 미술 전공자로서 자연스럽게 회화 영역을 탐구하게 된 점을 꼽았다. 특히 2007년 11월, 가회동에 위치한 가회민화박물관에서 개설된 수업에 참여하며 민화의 세계에 발을 들였던 기억은 그녀의 작업에 큰 전환점을 마련해주었다.

리그오브레전드 티모와 호랑이140X100cm
리그오브레전드 티모와 호랑이140X100cm
비상(飛上)하라 #2  37x32cm 순지 혼합재료 2023
비상(飛上)하라 #2  37x32cm 순지 혼합재료 2023

민화 작업 초창기에는 단순 모사를 하는 일부 화가들과 달리, 미술 전공자로서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배움의 과정임을 깨닫고, 창작에 필요한 감정의 표현과 여러 기법들을 터득하며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신 작가는 “민화 작업은 창작을 위해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 감정이 많이 표기되기에 부담감이 있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다”고 밝혔다.

비상(飛上)하라 #6 37x32cm 순지 혼합재료 2023
비상(飛上)하라 #6 37x32cm 순지 혼합재료 2023

전통 민화와 현대 민화의 차이에 대해 묻자, 신 작가는 전통 민화는 우리 옛 선조들이 남긴 그림들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라면, 현대 민화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창작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자신이 전통의 고귀함과 깊이를 그대로 느끼면서도, 시대에 맞춰 새로운 재료와 표현 방식을 도입해 현대 민화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류에 꿈을 담고.....47x47 cm painting on woodcutblock  2024
석류에 꿈을 담고.....47x47 cm painting on woodcutblock  2024

민화를 배우고 창작하는 데 있어 큰 스승의 역할을 한 인물로는 송창수 선생님을 꼽았다. 7년 간 모사를 통해 기본을 익힌 후, 인천에 계신 강효진 선생님에게 창작 작업의 기술과 작가로서의 자세를 배웠던 경험이 그녀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미술재단 소속 작가로서 동료 작가들과의 교류 속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미경 사랑은 반지를 물고 .... 47x47cm painting on woodcutblock  2024
신미경 사랑은 반지를 물고 .... 47x47cm painting on woodcutblock  2024

현재 한국 미술계에서 한류가 강하게 부는 가운데, 민화는 한국적인 소재와 상징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신 작가는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타나는 민화 작품들이 국제 전시에서 독창성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화의 미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신미경 축적의 시간 14시 53x45 cm 장지 혼합재료 2023
신미경 축적의 시간 14시 53x45 cm 장지 혼합재료 2023

또한, 청년 작가들에게는 자신이 살아온 시대의 모습을 진솔하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모든 소재가 지닌 상징성과 생명력을 이해하고 작업에 담아내는 것이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생의 소망.42x47cmpainting on woodcutblock  2024. jpg
영생의 소망.42x47cmpainting on woodcutblock  2024. jpg

작품 판매와 관련해서는, 작가 개인의 가격 책정 문제뿐만 아니라 갤러리 등 관계자들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적 문제임을 언급하며, 자유주의 국가에서 예술 작품의 가치를 규격화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입장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신 작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으나, 아프리카 여행 후 많은 것을 버리고 지금은 자신의 작업에 몰입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미경 작가,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 민화대상
신미경 작가, 제4회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 민화대상

인터뷰를 마치며 신미경 작가는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민화를 소재로 작업하는 신미경입니다. 대학에서 가구와 목공예를 전공했고, 석사 과정에서는 인테리어, 박사 과정에서는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한국 미술재단 소속 작가로서 초등학교미술관 건립에 기여하고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전국의 수만 명의 예술 관계자와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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