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2월,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4층 갤러리에서 박경민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 ‘꿈을 넘어서’가 열렸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로 21년을 살아오면서,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녀의 삶과 예술이 녹아든 모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작품 세계와 예술 철학을 들어보았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고독을 외치다 53.0×45.5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고독을 외치다 53.0×45.5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작가는 버스 기사로서 남성 중심의 직업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인한 의지를 다졌다. “남성들 사이에서 인정받기 위해 발버둥쳤다. 그래서 여왕이 되기로 했고, 여왕의 꽃인 모란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버스기사에서 작가로, 모란에 담긴 삶의 이야기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버스기사에서 작가로, 모란에 담긴 삶의 이야기

모란을 작품 소재로 선택한 계기는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집 앞에서 모란이 활짝 핀 모습을 보고, ‘내가 그려야 할 꽃이 이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매일 모란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꿈을 피우다 162.2×130.3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꿈을 피우다 162.2×130.3cm Watercolor on paper

박 작가는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다. “스승 없이 스스로 공부하며 많은 작품을 참고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비롯해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며,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남의 것을 참고하면서도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갔다”고 밝혔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너의 향기 53.0×45.5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너의 향기 53.0×45.5cm Watercolor on paper

버스기사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삶을 조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버스 운전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교대 근무를 한다. 근무가 끝나면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챙긴 뒤, 밤마다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시간을 쪼개며 작업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밤에 피는 꽃 53.5×45.5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밤에 피는 꽃 53.5×45.5cm Watercolor on paper

박 작가는 작품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삶과 역경을 표현하고자 한다. “버스 기사로서 힘든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며 모란을 그렸고, 그림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봄의 향기  72.7×60.6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봄의 향기  72.7×60.6cm Watercolor on paper

박 작가는 곧 버스 기사 정년을 맞이하며, 이후의 계획에 대해 “고향 양구로 돌아가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다. 노인복지관 등에서 미술 교육을 하며, 예술이 주는 치유와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여행1 72.7×53.0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여행1 72.7×53.0cm Watercolor on paper

또한, 앞으로는 모란뿐만 아니라 양구의 대표적 특산물인 사과를 작품으로 담아 고향을 빛내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구가 사과로 유명해지는 것을 보고, 내 그림도 양구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유혹 116.8×91.0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유혹 116.8×91.0cm Watercolor on paper

그녀 역시 예술가로서의 슬럼프를 겪었다. “천경자 화백처럼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따라주지 않았다. 좌절하고 붓을 꺾어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모든 것이 도루묵이 될 것 같아 다시 붓을 들었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이 20년간 이어져 온 작업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유혹의 빛  72.7×60.6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유혹의 빛  72.7×60.6cm Watercolor on paper

마지막으로 박 작가는 “여섯 번째 개인전을 하면서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걸 깨닫는다. 더 열심히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품격 70호 변형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품격 70호 변형

박경민 작가는 버스 기사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길을 병행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 왔다. 그녀의 여정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예술적 메시지가 되고 있다.

한여름 밤의 꿈  90.9×72.7cm Watercolor on paper
한여름 밤의 꿈  90.9×72.7cm Watercolor on paper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버스기사에서 작가로, 모란에 담긴 삶의 이야기
박경민 개인전 ‘꿈을 넘어서’ – 버스기사에서 작가로, 모란에 담긴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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