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3월 1일부터 3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진선에서 유정현 작가의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오랜 기간 회화의 존재 방식을 탐구해온 작가가 일제 강점기 말기 송탄유 채집 피해목(被害木)에 새겨진 착취의 흔적을 재현의 불가능성과 필연성이 교차하는 순간에서 탄생하는 회화로 선보인다.

유정현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 – 착취의 흔적과 회화의 재해석
유정현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 – 착취의 흔적과 회화의 재해석

유정현 작가는 전통적인 재현 방식에서 벗어나 작업 과정에서 발견되는 질료의 유동성을 수렴해 새로운 형상을 창조한다. 그의 작품 속 이미지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업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방식은 회화가 가지는 인덱스(index)적 의미를 강조하며, 이미지의 우연성과 필연성이 공존하는 특성을 띤다.

유정현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 – 착취의 흔적과 회화의 재해석
유정현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 – 착취의 흔적과 회화의 재해석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 말기 송탄유 채집 피해목에 새겨진 착취의 흔적을 포토에칭 기법으로 함께 선보인다. 해당 소나무는 노동과 고통의 상징인 ‘V’자 형태의 칼집이 새겨져 있으며, 이는 시대적 압박과 강제 채취의 증거로 남아 있다. 작가는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한 이 상처 입은 소나무에서 일정한 패턴을 읽어내며, 자신의 회화가 추구하는 ‘발견된 이미지’와의 연결점을 찾았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을 넘어, 과거의 흔적이 현재와 만나면서 새롭게 해석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정현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 – 착취의 흔적과 회화의 재해석
유정현 개인전 ‘Tumbleweed_구르는 풀’ – 착취의 흔적과 회화의 재해석

전시 제목인 ‘Tumbleweed_구르는 풀’은 뿌리를 끊고 이동하며 번식하는 회전초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는 시간 속에서 반복되는 사건과 그 흔적을 조명하며, 생명력과 진실을 드러내는 메타포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역사적 고증을 넘어서, 과거의 흔적이 오늘날의 시각적 언어로 재해석되는 과정을 담아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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